강창동 기자

편집부 기자

cdkang1988@viva100.com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창업자 무지 '쪽박'초래...프랜차이즈 '옥석' 구분 안목 길러야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수년전 서울 행당동에서 ‘자영업 무료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컨설팅을 의뢰한 가게 주인의 무지와 무모함이 상식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근 상권에서 다양한 가게를 20여년간 운영한 베테랑 자영업자였다. 그는 165㎡가 넘는 지하 1층 점포를 월세 120만원에 임차, 순대국집을 열었다. 하지만 주방장 구하기에 지친 그는 4개월만에 순대국집을 접고, ‘무한리필 치킨점’ 창업을 결심했다. 인터넷으로 ‘뜨는 프랜차이즈’를 1시간 뒤진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막상 문을 열고보니, 적자행진이 이어졌다. 굶주린 학생들은 한 접시 가격인 7000원을 내고, 5~6접시를 먹고갔다. 한 달 매출 700만원 중 식재료비가 무려 70%에 이르렀다. 여기에 인건비(200만원)와 임대료(120만원)를 빼니 남는 게 없었다. 계약 내용이 궁금해 계약서를 보자고 했더니, 카운터 서랍 밑에 구겨넣어 두었던 서류를 꺼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본사 직영점이나 다른 가맹점을 한번도 찾아보지 않았다는 그는 연신 가맹본부 욕을 해댔다. 2장짜리 계약서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는 그는 ‘자영업 30년 경력’을 꽤나 강조했다.반대의 경우도 있다. 올 봄 매장을 살짝 리뉴얼해 오픈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칼국수전문점 ‘밀겨울’은 원래 평범한 김밥집이었다. 2013년 3월 김밥집으로 출발할 당시 하루 매출 100만원을 유지했지만, 인근에 김밥집 세 개가 잇따라 문을 열면서 올 들어 하루 매출이 20만원대로 고꾸라졌다. 매출 하락을 고민하던 점주 방모씨(62)는 업종을 바꿔보기로 했다. 방씨는 여러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을 탐색하고 본사와 신중한 상담을 거친 뒤 ‘밀겨울’ 본사와 가맹계약을 맺었다. 인근 구내식당 밥값이 4500원 정도인데 비해 밀겨울의 경우 칼국수 가격이 3500원이어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그는 판단했다. 현재 하루 평균 매출은 이전의 5배를 웃돌고 있다.점주는 매장에서 일어난 변화를 몇 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잡다한 메뉴로 구성된 김밥집에서 칼국수, 메밀 등 네 가지 메뉴로 단순화해 인건비를 절감했다. 두 번째는 가게 이미지 변화다. 특색 없는 분식점에서 전문점으로 고객들에게 각인됐다. 세 번째는 가격경쟁력이다. 3500원이란 가격 덕분에 ‘가성비 높은 음식점’으로 자리를 잡았다.진입장벽이 전혀 없는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에는 미국의 2배가 넘는 브랜드들이 간판을 내걸고 예비창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먹튀’ 브랜드들을 퇴출할 수 있는 열쇠는 결국 가맹본부에 대한 강력한 검증장치와 현명한 창업자들이 선택뿐이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7-09-06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유통1번가] 프랜차이즈의 기본원리는 ‘상생’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의 기본 원리는 상생(相生)이다. 가맹점이 돈을 벌면 가맹본부는 저절로 부자가 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런 원리를 아는 본사 경영자라면 가맹점을 살찌우는 데 정성을 다하게 된다. 프랜차이즈 선진국인 미국의 가맹본부들은 가맹점에서 나오는 로열티로 기업을 운영하는데, 가맹점 로열티가 줄어들면 성장이 불가능하다. 좋은 창업자를 고르고, 가맹점 지원에 온 힘을 쏟는 이유다.가맹점주도 본사에 로열티 주는 것을 당연시한다. 가맹계약을 맺을 때 계약서에 로열티와 광고분담금 비율이 명시돼 창업자는 이를 확인한 이후 서명한다. 업종별로, 브랜드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유명 브랜드의 경우 로열티와 광고분담금 비율이 매출대비 12∽15%에 달한다. 가맹점에 수익을 남겨줄 능력이 없는 본사라면 제시할 수 없는 비율이다. 한국에선 가맹점이 아무리 가난해도 가맹본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묘한 논리’가 통용돼 왔다. 기본 원리를 뒤집는 돌연변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편의점이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가맹본부는 최근 수년간 급성장한 반면 가맹점들은 늘어나는 편의점 수에 반비례, 매출과 이익이 줄고 있다. 급기야 점포당 순익 155만원 수준으로 추락, 점주가 최저임금 7530원 받는 알바생보다 못한 처지로 전락할 판이다.대부분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가맹점 모집에 따른 개설 마진 및 상품 공급과 관련한 물류 마진에 의존하는 것은 기본원리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본사가 가맹점 모집에 급급하고 가맹점 관리와 지원은 뒷전이기 때문이다.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로열티에 대한 합의는 프랜차이즈산업이 국민을 먹여 살릴 ‘미래수종산업’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10년, 20년 이상 문을 여는 장수 가맹점은 안정적인 로열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가맹본부가 없다면 애당초 존속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발족한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가 로열티에 대한 현실적인 안착 방안을 도출하고, 정부가 제도적으로 수용한다면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한 단계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7-09-05 18:28 강창동 기자

[CEO 초대석] 김철윤 펀앤아이 대표 “동네상권 외식업 지도가 바뀔 겁니다”

“‘해피락 25’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말하면 ‘푸드코트 편의점’이라고 규정할 수 있겠지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안에 330㎡ 이상 크기로 구성된 푸드코트를 편의점 크기인 66㎡ 매장안에 축약시키려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김철윤 (주)펀앤아이 대표는 지난 5월 중순 서울 양재동 본사 인근 골목상권 초입 건물 1층에 99㎡ 크기의 ‘해피락 25’ 매장을 선보였다. 국내 처음으로 시도하는 푸드코트 편의점이라 그가 참고할 만한 선례가 아무 것도 없었다. 3개월여 실험을 거듭, 이달말까지 시스템을 안착시키고 내달에는 가맹 1호점을 연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까지 완성도 60%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해피락 25’는 매장설계와 상품구성이 독특하다. 매장 절반의 공간에는 상품을 진열하고 나머지 절반은 소비자가 취향대로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쳐,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디저트도 매장 안에서 즐길 수 있다. 주류, 음료, 샐러드, 도시락, 스시, 라면, 오뎅, 호빵, 커피 등 먹거리와 조리기구가 갖춰져 밖에서 보면 편의점이지만 안에서는 외식점이다.“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8%로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한식, 일식, 양식 메뉴와 애피타이저, 디저트까지 갖춘 매장이 주변에 있다면 굳이 혼자서 식당에 갈 필요가 있을까요. 더욱이 도시락, 삼각김밥, 죽, 스시롤, 파스타 등 식사류 가격이 외식전문점보다 30%이상 저렴하다면 혼밥족들이 어디를 택할지 자명하지 않습니까.”김 대표는 ‘해피락25’ 사업아이템의 난이도가 매우 높다면서도 올 연말까지는 완성도 100%에 도전해, 궁극적으로 전국에 2000개 이상의 점포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난이도가 높은 것은 바로 결품률과 폐기율을 낮추는 게 간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품률과 폐기율은 수요 예측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수요 예측은 소비자행동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이 선행돼야 하거든요. 아직은 초기라 분석할 데이터가 많지않고 선례도 없어 애를 먹고 있지요. 하지만 점포가 늘어날수록 매장의 상품구성이 더욱 정교해질 겁니다. 신선식품 물류가 하루 3회 이뤄지는 것은 기존 편의점에선 볼 수 없는 혁명적 변화입니다.” 신선식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를 다원화 하는 것도 향후 과제다. 전국 점포망이 구축된 이후 소수 협력업체에 의존할 경우, 비상시에 대처할 수 없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편의점 빅3 업체가 모두 대기업이고 자본력도 있지만 1만개 안팎에 달하는 가맹점의 컨셉을 일제히 외식점으로 바꾸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자가 당분간 나타나기 힘들다는 판단이죠. 해피락 25처럼 소매업과 외식업을 융합한 비즈니스모델은 선진국에서도 찾기 힘들더라고요.”김 대표는 해피락 25 사업의 시작과 함께 2020년 비전을 사내에 제시했다. 숙원사업인 사옥 건설에 들어가면서 ‘장사사관학교’ ‘장사방송국’ ‘프랜차이즈연구소’ 등 지식인프라를 사옥안에 갖춰 명실공히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대표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7-09-04 18:06 강창동 기자

편의점의 진화… 주점이야? 편의점이야?

공동음주구역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술과 안주류를 고르고 있다.수원 영통구의 경기대 후문. 오후 6시 수업을 마친 대학생 5명이 무리를 이뤄 5층 건물로 들어간다. 이들이 찾은 곳은 5층에 있는 ‘편의점포차’. 들어가자마자 바구니에 맥주 3병 소주 2병, 안주 6개를 담았다. 2만9000원을 더치페이로 결제했다. 1인당 6000원이 채 안되는 가격이다. 서둘러 자리를 잡은 뒤, 매장 한켠에 있는 조리대로 향했다. 오뎅탕, 만두 등 안주류를 각자 취향대로 조리하기 위해서였다. 2시간에 걸친 회식이 끝나고 학생들이 자리를 뜨자 인근 사무실 직원들이 서둘러 자리를 잡았다.편의점과 주점을 한 공간에 융합한 ‘편의점포차’가 대학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머니가 얇은 대학생들이 1인당 7000원 이하로 술과 안주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신개념의 프랜차이즈 점포다. ‘공동음주구역’이란 브랜드로 지난 3월 경기 수원의 경기대 후문 앞에 1호점 문을 열었다. 5개월동안 전국 대학가 10여곳으로 가맹점들이 확산되는 추세다.이 브랜드의 경쟁력은 저성장시대에 걸맞는 ‘가성비’에서 나온다. 1900원에 소주 또는 막걸리 한병을 마실 수 있다. 생맥주(330㏄) 한잔도 1900원이다. 안주류 대부분은 매장에 설치해놓은 조리기구에서 바로 데워먹을 수 있는 냉장·냉동식품들이다. 훈제 치킨, 오돌뼈, 낙지무침, 만두, 족발, 편육, 삼겹살 같은 요리 안주를 비롯, 마른 안주와 과자류 등 150여 가지가 매대에 가득차 있다.소비자들이 자기 입맛에 맞게 조리를 할 수 있도록 각종 양념과 조리기구가 매장안에 갖춰져 있다. 전골냄비에 오뎅을 넣은 뒤 고춧가루와 파를 듬뿍 넣을 수도 있고, 계란 후라이도 해먹을 수 있다. 안주들이 식탁위에 놓이면 5∽10명 단위로 둘러앉은 대학생들의 회식이 시작된다. 객단가(1인당 지출액) 7000원으로 푸짐한 과별 회식이 이뤄지는 셈이다.두 번째 경쟁력은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최저임금이 해마다 인상되는 시점에서 인건비 절감은 창업희망자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다. 150여가지 안주류와 다양한 술, 조리기구 등을 갖추려면 최소한 165㎡ 이상의 중대형 매장이 필요하지만 고정인력은 2명으로 충분하다. 부부창업이나 가족창업으로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추광식 ㈜하파 대표는 “상품선택과 조리, 음식쓰레기버리기 등을 소비자가 직접 하도록 하는 셀프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이 가능했다”며 “손님의 90% 이상이 대학생이란 점도 셀프 시스템이 금방 정착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7-09-03 18:46 강창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