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도 1%대로 금리 인하…‘금리 절벽’ 현실화

이정윤 기자
입력일 2020-05-14 15:35 수정일 2020-05-14 15:35 발행일 2020-05-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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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0)금리 수준으로 낮추자,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들도 속속 금리를 낮추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높은 금리를 자랑하던 저축은행마저 연 1% 수준으로 내려가자 ‘금리 절벽’이 현실화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이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의 자유 입출금통장 기본 이율을 내린다. SBI저축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에서 가입 가능한 자유 입출금통장 기본 이율을 연 2.0%에서 연 1.7%로 0.3%포인트 인하한다.

또 SBI저축은행은 조건 충족 시 최대 연 3.5% 이율을 제공받을 수 있는 ‘인맥적금’도 오는 18일자로 폐지한다. 이 상품은 높은 금리와 함께 휴대전화 주소록에 등록된 친구가 가입하면 우대금리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혜택으로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1일 연 2.0% 금리를 보장해주는 ‘중도해지 OK 정기예금 369’의 금리를 연 1.8%로 0.2%포인트 내렸다. 이 상품은 가입자가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별도 중도해지이율을 적용하지 않고 3개월 단위로 변동되는 기본 금리를 적용한다. 또 ‘OK안심정기예금’ 금리를 연 2.1%에서 연 1.9%로, ‘OK정기예금’ 금리를 연 2.0%에서 연 1.8%로 인하했다.

유진저축은행도 1년 회전주기마다 자동으로 정기예금 12개월 금리+0.05%를 더해 회전되는 정기예금 상품인 ‘유진 회전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2.15%에서 연 2.05%로 내렸다. 이 상품은 1년 회전주기마다 자동으로 금리가 변경되기 때문에 바쁜 고객들이 매년 은행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이 없을 뿐 아니라, 12개월 정기예금 금리에 0.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일반정기예금보다 유리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75%로 ‘빅컷(Big Cut·큰 폭의 금리인하)’을 단행한 이후 1금융권의 시중은행들은 수신 금리를 일찌감치 줄줄이 인하했다. 이에 은행 예적금 금리는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인 0%대로 진입했다. 이후 시간차를 두고 최근에서야 2금융권인 저축은행으로 금리 인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금융권 전반으로 예적금 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투자 메리트를 찾지 못하는 고객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은 예적금을 해지하고 주식 투자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예적금 해지액은 코로나19가 영향을 준 지난 석 달간 19조원 이탈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예적금 상품의 금리 매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특판 상품이나 모바일 가입으로 우대금리를 꼼꼼히 챙긴다면 연 3% 정도까지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주식시장으로 쏠려서 투자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예적금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jyo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