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급매물 소화…집주인 호가 올리며 '버티기' 돌입

문경란 기자
입력일 2020-05-12 14:14 수정일 2020-05-12 14:24 발행일 2020-05-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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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지난해 고점 대비 수억 원이 떨어지며 가격 하락세를 지속하던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가 최근 낙폭을 줄이고 있다. 올해 내야 할 보유세를 줄이고,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 내에 팔려는 다주택자와 투자수요의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집주인들은 다시 호가를 올려 내놓는 등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 대표 재건축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 등에서 지난주부터 호가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 로얄층의 호가는 17억9000만~18억3000만원, 전용 84㎡는 19억 중반에서 20억원 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두 면적 모두 지난 황금연휴 기간 약 5000만원~8000만원 값이 올랐다.

송파구에 있는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 급매물 시세도 지난달 말 18억~18억2000만원에서 최근 18억5000만~19억원으로 뛰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초급매는 대부분 소화가 됐고 호가도 소폭 올랐지만 매도자는 싸게 내놓고 싶어 하지 않고, 매수자는 추가 하락이 있을 거라는 기대에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아파트값 하락폭도 축소됐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6%로 전주(-0.07%)보다 0.01% 포인트 줄었고,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4%로 2주 전(-0.07%)보다 0.03% 줄었다.

전문가들은 급매물이 소화되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소폭 올려 내놓고 있긴 하지만 집값 반등으로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거래된 후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다시 올리고 있으나 추격 매수세가 붙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하며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두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 7만 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5.6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까지 발표되면서 매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