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비대면 시대' 수혜자 된 '모바일 식권' 시장… 11조 시장 잡아라

김승권 기자
입력일 2020-05-13 07:20 수정일 2020-05-13 07:20 발행일 2020-05-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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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주문 시장이 지속 성장하며 모바일 식권 스타트업이 뜨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식대를 지원하기 위해 식권이나 장부를 사용한다. 식대의 지원 방법은 종이식권, 장부, 사원증 태그 등 다양했으나 오남용과 분실 위험성 등이 상존했다. 그 틈새를 파고든 것이 바로 ‘모바일 식권’이다. 모바일 식권은 지갑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다니는 pay서비스의 확산과 함께 빠르게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모바일 식권을 사용하면 식대 관리 효율과 노동력 및 비용 절감, 기업 복지 개선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도입이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모바일 식권 시장에서는 식신 e-식권, 식권대장, 페이코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식신 e-식권과 식권대장이 전체 식권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업체들은 모바일 식권을 도입한 기업마다 식대 지출을 평균 1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임직원의 사용내역을 한눈에 파악하고, 시간·지역·업종 등에 따라 갖가지 제한을 걸어 부정사용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근 식당 제휴부터 정산까지 전문업체가 대행해주기 때문에 총무팀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술 개발로 선발주자 맹추격하는 ‘식신 e-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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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신e-식권으로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는 모습.(사진제공=식신)
식신의 ‘식신e-식권’은 후발주자이지만 단번에 업계 2위로 성장했다. 식권대장보다 약 1년 늦은 2015년 7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식신은 기존 같이 결제·빵 결제·위임 등의 기능 세분화와 더불어 한 단계 진화한 구내식당용 콤팩트 단말기를 앞세워 결제 시간 단축을 이뤘다. GS25·CU 등 편의점 브랜드와 시스템 연동을 통해 e-식권을 전국 2만6000개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이용 방법 효율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식신은 식신e식권을 통해 금호산업·삼성엔지니어링·LS오토모티브·포스코건설 등 올 초 기준 280여개 기업과 5300여 곳의 식당을 연결해주고 있다. 선매입 결제 대상은 우선 800여 곳의 식당부터 시작해 연내 선지급을 희망하는 가맹 식당 전체로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안 대표는 “식신은 미래에셋대우증권을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3·4분기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연내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식권 시장 포문 연 ‘식권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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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권대장의 자율주행 로못 배달 서비스.(사진제공=벤디스)
식신보다 먼저 모바일 식권 시장을 개척한 회사는 벤디스의 ‘식권대장’이다. 올 1분기 기준 점유율 약 60~70%로 업계 추정 1위다. 2014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해 결제액이 2016년 103억원, 2017년 240억원으로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약 544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식권대장은 올 초 기준 현대오일뱅크, 한국타이어, 아시아나항공, 한솔제지, 한미약품, LS네트웍스 등 360여개 기업에서 쓰고 있다.

벤디스는 창업 초창기에는 간단한 결제 기능만 담았지만 기업의 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여러 명이 식사할 때 포인트를 몰아 단체로 사용하는 ‘함께결제’, 사비를 추가해 회사 지원액보다 비싼 메뉴를 시킬 수 있는 ‘통합포인트’, 직급에 따라 상한선을 달리하는 ‘차등지급’ 등이 있다.

최근에는 비대면 점심 로봇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식권대장 앱으로 식사를 주문하면 로봇이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배달에는 로봇 기업 로보티즈의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다.

벤디스 관계자는 “식대장부, 종이식권, 법인카드의 비효율을 인지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모바일 식권에 대한 수요가 계속 창출되고 있다”며 “아직 모바일 식권을 도입하지 않은 수많은 대기업, 기관들이 잠재 고객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식권 시장은 잠재력이 아직 큰 초기 시장으로 알려졌다. 4차 산업 혁명 첨병으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창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 분석한 국내 식권 시장의 규모는 10조~15조원인데 작년 기준 모바일 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내외에 불과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이든레드와 소덱소 두 회사가 e-식권을 통해 각각 연 26조원과 24조원의 거래 규모를 보이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맛집 서비스의 경우 일본의 타베로그·그루나비도 약 3000억 원씩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김승권 기자 peac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