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주요국 중 다섯 번째로 높아

이원배 기자
입력일 2024-10-14 23:34 수정일 2024-10-14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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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스위스 127.7%…주택담보대출 1100조원 육박
임광현 금리인하 “주담대 비롯한 가계부채 증가폭 추가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자료=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경제규모 30위권 국가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Worl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2.1%로 경제규모 30위권 국가(대만, 아랍에미리트 제외) 중 다섯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상위 5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스위스가 127.7%로 가장 높았고 호주 110.3%, 캐나다 101.4%, 네덜란드 94.9%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국의 5년간 추이를 보면 호주는 2020년 2조4150억 달러(오스트레일리아달러 AUD 기준)에서 올해 2조9140억 달러로 4990억 달러 늘어 20.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캐나다는 2020년에 2조4910억 달러(캐나다 달러 CAD 기준)에서 올해 2조9600억 달러로 19.4%(4,690억 달러) 늘었다. 한국은 2020년 1998조2700억원(원화 KRW 기준)에서 올해 2248조2050억원으로 249조9350억원 늘어난 12.5%의 증가율을 나타내 상위 5개국 중 세 번째로 가계부채비율이 높게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1100조원에 육박해 가계대출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최고치로 나타나고 있다. 임광현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대출 용도별 잔액 및 비중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가계대출 규모는 1780조원으로 늘어났고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1092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61.4%를 차지했다. 2020년말 주택담보대출 비중 55.8%에서 5.6%포인트 증가한 규모다.

올해 1~7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월평균 4조6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2022년에는 월평균 1조7000억원 증가, 지난해 월평균 4조3000억원 늘어난 수치에 비해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증가율 또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7.5%로 나타나 지난 2년간 각각 4.6%, 3.8%를 나타낸 증가율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지난 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4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했다. 임광현 의원은 시장금리가 하락해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차입비용이 감소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의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했다. 

지난 9월 한국은행의 자체분석 결과 대출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1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은 0.6%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25bp 하락할 경우 1년 뒤 전국 주택가격은 0.43%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임광현 의원은 “GDP 기준년도 개편에 따라 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국가재정 여력이 급격히 저하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조치만으로는 내수 진작을 도모하기 어려우며 자칫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부채 증가폭의 추가 확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