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희 “작년 소방헬기 평균 불가동 일수 102일”

이원배 기자
입력일 2024-10-14 22:49 수정일 2024-10-1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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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비용 매년 증가해 작년 653억원…31대 도입 비용 8400억원, 정비 예산 500억원
이달희 “수리온 정비 기간이 연 평균 65일, 정비 비용 외국산 15~20% 수준”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이달희 의원실)

지난해 소방헬기가 가동하지 못하는 날이 1년 중 평균 석 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앙 및 16개 시도별 소방헬기 평균 불가동 일수는 102일이었다.

시·도별로 보면 총 3대를 운용하고 있는 경기소방본부의 소방헬기 당 평균 불가동 일수는 213일로 17개 본부 중에 제일 많았다. 8대를 운용하고 있는 중앙119본부가 151일로 뒤를 이었다. 계속해서 경남이 112일, 제주가 111일, 전남이 107일 순이었다.

1년 중 평균 3개월 이상은 헬기 고장에 따른 정비 등의 문제로 운영을 못하고 있는 셈인데 정비 비용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정비 비용은 2019년 215억1000만원에서 2020년에는 511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지난해에는 653억2000만원을 정비 예산으로 썼다.

이달희 의원은 소방청이 운용하고 있는 31대 소방헬기 도입 비용은 총 8367억7000만원인데 연간 5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소방헬기 정비 예산으로 사용하고 있어 사실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소방본부가 보유한 3대의 소방헬기 중 2001년 2월에 63억4000만원에 도입해 운용 중인 러시아산 카모프 헬기(경기 003호)의 경우 2021년 2월 20억3000만원을 들여 외주정비에 들어가 304일을 쉬었고 2022년 5월 추가 정비로 인해 2억원이 소요됐고 이로 인해 213일을 가동하지 못했다.

이후 시험비행 중에 엔진이 폭발해 지난해 9억원을 들여 엔진 수리를 했고 지난해에는 단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올 5월 민간 회사에 10억원에 매각했다. 이달희 의원은 결국 최근 3년간 소방헬기 1대에 혈세 약 32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고 헐값에 매각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달희 의원은 정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불가동 일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이유는 상당수 헬기가 러시아와 이탈리아, 프랑스 등 외국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소방청이 운용하고 있는 31대 소방헬기 가운데 4대를 제외한 나머지 27대가 외국산인데, 외국산 헬기는 부품수급이 어렵고 일부 헬기는 생산 업체의 인증을 받은 정비사가 수리를 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 상대적으로 정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이달희 의원은 분석했다.

반면 국내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해 운용 중인 수리온 헬기의 경우 정비 기간이 연 평균 65일이고 정비 비용 역시 외국산 대비 15~20% 수준으로 저렴하다고 이달희 의원은 설명했다.

이달희 의원은 “국산 헬기의 성능이 외국산 헬기에 비해 뒤처지지 않고 부품 수급이나 정비에도 유리해 예산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소방청은 국산 헬기 도입 확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