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1라운드’ 종료

노재영 기자
입력일 2024-10-14 16:04 수정일 2024-10-14 16:48 발행일 2024-10-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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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승패 윤곽은 오는 17일 드러날 것으로 예상
지난 2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이 MBK와 영풍에 맞서 자사주 매입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14일 종료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 다만 공개매수가 끝나도 한쪽이 승기를 잡지 못하면 분쟁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과 함께 종료된 MBK 측의 공개매수 청약 수량은 결제일인 오는 17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 승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면에서는 MBK 측이 고려아연이 제시한 가격보다 낮지만, 남은 변수를 고려하면 승부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최대 20%, MBK 측은 주당 83만원에 최대 14.61%까지 매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은 고려아연과 MBK 측 각각 3만5000원, 3만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응하기에는 MBK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과 양도소득세(세율 22~27.5%) 대신 배당소득세(최고 49.5%) 부과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영풍정밀 공개매수 종료일은 각각 오는 23일, 21일이다.

반면, 고려아연은 이날 “현재 진행 중인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필요한 재원을 대부분 차입금으로 마련했기에 임의적립금을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풍이 제기한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이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번 공개매수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경영권 분쟁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양측 보유 지분이 비슷한 상황에서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이사회 구성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확보가 중요해진다. MBK 측은 공개매수 종료 후 임시주총을 소집해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할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싸움에서는 MBK 측이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매입물량은 의결권을 가진 우호세력인 베인캐피탈의 물량(2.5%)을 제외하고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 시 MBK 측의 의결권 비중을 확대시키게 된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 측이 자사주를 많이 가져갈수록 MBK 측에 유리해진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목표 물량 100% 달성 시 MBK 측은 7%만 확보해도 과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재영 기자 no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