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반등 온다’…공든 탑 쌓는 ‘K-양극재’

강은영 기자
입력일 2024-10-14 14:32 수정일 2024-10-14 15:39 발행일 2024-10-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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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규제·보조금 효과로 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 회복 예상
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 등 양극재 생산체계 구축 통해 포트폴리오 확장
양극재 원료 및 제품(왼쪽부터 코발트, 양극재, 리튬, 니켈)과 포스코퓨처엠 연구원들의 모습.(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진 양극재 업계가 올해 3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이 예고된 가운데 이르면 4분기나 내년 초부터 캐즘 회복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극재 업계에서는 늘어날 수요에 사전 대비한다는 방침 아래 설비 개선과 신규 투자의 탑을 쌓아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22.8% 줄어든 30억원, 28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전방 수요 부진이 양극재 및 음극재 실적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까지 업계 전반의 부진이 지속되겠지만, 오는 4분기나 내년 초에는 수요 회복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연구원은 “부진한 전기차 판매와 하반기 내연기관차의 경쟁 심화 우려가 상존하지만 정책(규제, 보조금, 금리) 효과로 내년 전기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본 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이차전지 배터리 수요 확대에 따른 매출액 및 이익 고성장이, 에코프로는 BOSK(블루오벌SK) 신규 공장향 공급과 ESS향 확판 지속에 힘입은 판매량 증가로 올 4분기 실적이 각각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극재 기업들 역시 신제품 개발 및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12일 포항 NCA 양극재 전용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초도출하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1월 삼성SDI와 약 40조원의 공급계약을 맺고 광양공장 일부 라인을 활용해 NCA 양극재를 공급 중이다. 최근 고객사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포항에 건설 중인 NCA 양극재 전용공장을 당초보다 3개월 앞당겨 이달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광양에도 오는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연산 5만2500톤의 NCA 양극재 전용공장을 건설 중이다. 향후 포항과 광양에서 연산 8만2500톤의 NCA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NCM·NCMA 양극재에 NCA 양극재 양산체제를 구축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전기차 시장 성장과 세분화되는 고객 니즈에 대응해 나간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인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증가로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현대자동차·기아, 현대제철 등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과제인 ‘LFP 배터리 양극 활물질 직접 합성 및 배터리 기술 개발’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 사업은 산자부가 총 207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며, 향후 4년간 기술 개발 협력을 진행한다. 총 3가지 분야(원료, 양극재, 셀)로 나눠지며, 총괄 기관은 에코프로비엠이 맡는다.

에코프로비엠이 개발할 ‘직접 합성 LFP양극재’는 기존 제조공정에서 투입됐던 황산철 대신 순철이나 산화철을 활용하고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직접 합성 LFP양극재는 제조 공정을 대폭 단축해 생산 비용을 줄여 배터리가 탑재되는 전기차나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GEM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제련-전구체-양극재 등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며,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이번 사업과 관련해 GEM과 실무작업을 추진할 TF를 구성하고 사업구도를 빠른 시일 내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비 개선과 신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