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 ETF 시장 성장세 둔화

이원동 기자
입력일 2024-10-14 14:38 수정일 2024-10-14 16:50 발행일 2024-10-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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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산 ETF 14배 커질 때 
국내투자 ETF 2배 성장 불과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해외 자산 ETF는 순자산 14.4배 늘어난 반면 국내 투자 ETF는 2.2배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해외 자산 기반 상품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국내 투자 ETF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상장 ETF 중 해외 자산 기반 상품 386종의 순자산은 53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19년(115종, 3조7000억원)과 비교해 순자산이 14.4배 늘어난 수치다. 반면 국내 자산 기반 ETF 상품은 507종, 순자산 106조1000억원으로 2019년(335종, 48조원) 대비 2.2배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에 대한 관심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인도 등 신흥국 증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1.9%, 인도 증시 대표지수 센섹스(SENSEX)는 12.6%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2.2%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20개 ETF 중 국내 자산 기반 ETF는 5개에 불과했다.

운용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해외 투자 ETF 성장에 적극적이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중 해외 투자 ETF 비중이 더 큰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유일하다. 2022년부터 국내 투자 ETF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 11조4669억원 중 해외 투자 ETF 53종이 7조8305억원(68.29%), 국내 투자 ETF 33종은 3조6363억원(31.71%)이다.

김현정 의원은 "ETF 시장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산 기반 ETF 투자 증가로 국내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해소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과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것이 국내 증시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자산 기반 상품들도 대부분 금리형, 단기 채권형 상품에 편중돼 있어 주식시장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