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명운 걸렸다”…‘필사의 50만대 생산’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24-09-26 06:53 수정일 2024-09-26 06:53 발행일 2024-09-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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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올해 생산량 30만4433대
월평균 5만대가량 더 생산해야
50만대 생산 달성 위해 전력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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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 (한국지엠 제공)

지엠 한국사업장(한국지엠)이 올 하반기 중장기 계획인 ‘연간 50만대’ 생산 달성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미국 대선 등 국내외 변수가 상존하면서 올해 기필코 이 목표를 달성해야만 본사인 미국 지엠으로부터 내년 사업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긴급 생산협의회를 열고 이달 말부터 특별연장근로 시행 방안을 논의했다. 주 52시간 근무를 초과할 수 없지만 특별연장근로를 통해 한시적 주 64시간 근무가 가능하다. 한국지엠의 경우 올해만 두번째 주 64시간 근무 체계에 나선 것으로, 국내 2곳의 생산 공장인 부평과 창원 모두 한 대라도 더 생산하기 위한 이른바 ‘풀특근’에 돌입한다. 특별연장근로 시행을 위해 노조 동의를 구한 한국지엠은 고용노동부 인가를 얻기 위해 조만간 신청서를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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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군산공장 폐쇄 이후 연간 50만대 생산 달성은 한국지엠이 꼭 넘어야 할 관문으로 평가됐다. 업계 안팎에선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신차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하며 창원공장이 정상화됐던 지난해의 경우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았지만 결국 연간 생산량이 약 46만4600대에 그치면서 실패했다. 올해도 노조 파업과 장비고장 등으로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한국지엠이 또다시 특별연장근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엠이 내년 한국지엠의 생산 물량을 줄일 가능성도 있어 올해 목표 달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내년 예상되는 생산 물량은 40만대다. 지엠은 올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이 끝나야 한국지엠에 생산 물량을 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도 이 부분은 쟁점이 됐다. 당시 교섭에서 사측 관계자는 “2025년 생산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엠으로부터 기준선을 공유받았다”면서 “최우선 순위인 물량 관련해선 지속적으로 북미팀과 협력하고, 추가적 내용은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올 1~8월까지 한국지엠이 생산한 차량은 모두 30대4433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소폭 늘었지만 이대로라면 올해도 목표 달성은 어려운 처지다. 남은 기간 월평균 5만대 가량을 생산해야 하지만 올해 월평균 생산량은 3만8000대에 그쳤다.

그나마 각각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는 북미에서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1위를 기록 중인 트랙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9% 늘어난 17만9325대가 수출됐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수출이 조금 줄긴 했지만 가장 많이 수출된 모델 4위를 차지했다.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구스타보 콜로시 부사장은 “두 차종은 상반기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