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금강문 돌아 가쁜 숨 고르니… 단정한 자태 대웅전 반기네

정운일 명예기자
입력일 2024-09-26 14:02 수정일 2024-09-26 14:07 발행일 2024-09-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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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탐방> 충남 예산 수덕사
수덕사 대웅전
충남 예산 수덕사 대웅전 전경.

지난 추석 연휴에 충청남도 예산의 덕숭산 기슭에 자리 잡은 유서 깊은 수덕사를 다녀왔다. 절의 입구에는 다양한 먹거리, 특산물 판매장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입장하는데 검표원이 어르신들 얼굴을 보고는 신분 확인 없이 입장하라 손짓한다. 어르신을 알아보는 안목이 대단하다. 보통 사찰은 일주문-천왕문-대웅전으로 가는데, 고찰답게 금강문이 하나 더 있다. 천왕문은 사천왕, 금강문은 금강역사가 있는 검문소 역할을 한다. 계단을 숨 가쁘게 오르고 또 오르니 3층 석탑이 대웅전을 지키고 서 있다.

국보 대웅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 중 하나다. 고려 충렬왕 때 지어졌다고 하니 700년이 지났는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감 있고 단정하면서도 은은한 멋이 풍겨 나온다.

이 절은 대한불교 조계종 본사다. 50여 개 말사를 거느린 우리나라 8대 총림 중 ‘덕숭총림(德崇叢林)’으로 불교계에서 중요한 사찰이다. 총림은 승려들의 참선 수행을 위한 선원, 경전 교육을 위한 강원, 계율 교육을 위한 율원 등을 모두 갖춘 사찰을 의미한다.

산 중턱에는 비구가 거처하는 정혜사, 비구니가 거처하는 견성암이 있다. 견성암은 개화기의 여성 작가로 알려진 김일엽이 삭발하고 수도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손님을 분주하게 맞았던 수덕여관은 텅 빈 상태로 쓸쓸하게 서 있다.

‘수덕사의 여승’ 노래는 수덕사 비구니가 속세에 두고 온 애인을 잊으려 기도하며 눈물을 흘린다는 내용이다. 김일엽을 소재로 한 노래라는 설이 있어 대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정운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