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너무 비싸"… PS5 프로, 공개하자마자 가격 논란 '시끌'

박준영 기자
입력일 2024-09-12 08:36 수정일 2024-09-12 09:56 발행일 2024-09-1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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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5 프로
PS5 프로. (사진=SIEK)

소니의 신형 콘솔 게임기 ‘PS5 프로’가 정식 공개되자마자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예상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 책정되면서 전 세계 콘솔 게이머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지난 11일 플레이스테이션(PS)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PS5 프로 기술 프레젠테이션 영상’을 통해 PS5 프로의 외관과 실기 성능, 가격 정보를 최초 공개했다. PS5 프로는 콘솔 게임기 ‘PS5’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더 커진 그래픽처리장치(GPU) △진보된 레이트레이싱(사실적인 광원 효과) △AI 기반 업스케일링(해상도 향상) 솔루션 ‘PS 스펙트럴 슈퍼 레졸루션(PSSR)’ 등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현재 가장 많이 주목받는 부분은 가격이다. 오는 11월 7일 정식 출시되는 PS5 프로의 가격은 △한국 111만 8000원 △미국 699.99 달러(한화 약 94만원) △일본 11만 9980엔(한화 약 114만원) △유럽 799.99 유로(한화 약 118만원)에 달한다. 현재 유통 중인 PS5의 국내 가격이 55만 8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무엇보다 PS5 프로는 ‘울트라 HD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한화 15만 8000원)’가 빠진 디지털 버전으로만 출시된다. 즉, 기존에 게임을 디스크 판으로 구매한 사람은 무조건 디스크 드라이브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PS5에 기본으로 들어 있던 ‘거치 스탠드’도 빠졌다. 결과적으로 PS5 프로를 기존 PS5와 같은 방식으로 이용하려면 13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게이머들의 반응도 좋지 않다. 미국의 게임 웹진 IGN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4.1%가 ‘지나치게 비싸다’를, 18.6%가 ‘좀 비싼 것 같다’를 선택했다. ‘PS5 프로 구매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86.1%가 ‘구매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PS5 프로 티저 영상과 PS 공식 유튜브·블로그에서도 비싼 가격을 성토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PS5 프로를 둘러싼 시장 상황도 웃어주는 상황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XSX|S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PS5 프로는 사실상 PC와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대규모 가상자산 채굴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해 발생한 반도체 수급 대란이 수습되면서 PC 부품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 현재 공개된 가격으로 PS5 프로보다 훨씬 좋은 환경을 갖춘 PC 구축이 가능해 ‘PC에 비해 적은 가격에 최적의 환경으로 AAA급 게임을 즐긴다’는 콘솔의 장점이 퇴색된 상태다.

PS5 프로의 구매를 이끌만한 독점 킬러 타이틀도 마땅치 않다는 점과 최근 게임사들이 특정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PC와 콘솔 모두에 신작을 동시 출시하는 전략을 택하는 점도 PS5 프로에 좋지 않은 소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PS-PS2로 큰 성공을 거둔 소니가 PS3의 가격 정책 실패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PS5 프로가 게이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한 요소를 확실히 보여주지 못한다면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