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은 둘째치고 대만보다 소외된 한국 증시 "왜?"

이원동 기자
입력일 2024-05-26 10:46 수정일 2024-05-26 17:55 발행일 2024-05-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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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cj진 코스피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0을 통해 생성한 ‘뒤처진 코스피’ (이미지=ChatGPT 4.0, 편집=이원동 기자)

올해 전세계 주요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코스피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인공지능(AI) 붐의 수혜를 받지 못한 점과 대중국 수출이 감소한 점 등이 이유로 지목되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코스피 3000포인트대 진입을 내다봐 주목된다.

올해 미국 일본 대만 등 주요국 증시는 호황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4만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한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올들어 3만7000포인트대에서 24일 기준 3만9000포인트대로 약 3.6% 성장했다.

일본 니케이 지수 및 상해 지수도 각각 약 7.2%, 약 4.3% 오르며 좋은 흐름을 보였다. 다만 대한민국 코스피는 0.7% 상승에 그쳐 지수가 제자리걸음했다. 특히 대한민국과 가장 비슷한 시장 환경이라고 평가받는 대만은 같은 기간 가권 지수가 20.8% 올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에서 사상 최고치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연초까지 크게 부진하던 중화권 증시도 반등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랠리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 수익률뿐만 아니라 시가 총액 격차도 더욱 큰 폭으로 벌어지는 추세다.

박 연구원은 “팬데믹 기간 중 대만 시가총액이 한국 시가총액을 일시적으로 웃돈 적은 있지만 최근처럼 대만 시가총액이 한국 시가총액을 크게 넘어서며 격차를 확대한 사례는 없었다”며 “이는 양국의 대장주 주가 흐름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의 지적대로 대만 가권지수 시가총액(시총) 1위 기업인 TSMC와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 주가 흐름은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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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종가 기준 TSMC 주가는 올해 약 46.2% 급등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 4.6%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발 AI 붐의 수혜를 TSMC가 더욱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대만 증시 간 차별화 현상은 반도체를 중심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 속, 대만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만의 미국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함께 짚었다. 박 연구원은 “올해 대만의 1~4월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4% 늘었다”며 “대만의 총수출 증가율이 10.8%과 비교했을 때, 미국 대상 수출 증가 폭은 이례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 모두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영향을 받았지만, 한국과 중국 제조업의 경쟁 관계가 심화하고 있다”며 “전기차와 이차전지 등 일부 첨단산업 부분에서 한국과 중국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대만에 비해 한국이 중국 쇼크를 겪고 있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욱 하나투자증권 연구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업종은 반도체와 전기차 분야인데,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역성장 가능성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같은 경우도 딱히 좋은 흐름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국내 증시 지수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다만 3분기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 지수 도입과 4분기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이 예고돼 하반기 중 코스피 3000선 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한화투자증권 및 NH투자증권 등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코스피 범위 상단을 3000선까지 올려 잡은 바 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스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만성적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 관심이 모인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