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단맛 본 가상화폐 거래소, 2분기는…

박준영 기자
입력일 2024-05-22 05:00 수정일 2024-05-22 05:00 발행일 2024-05-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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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침체기)‘ 장기화에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던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지난 1분기 모처럼 웃었다.

비트코인 신규 공급량을 4년마다 절반으로 줄여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오는 ‘반감기’ 도래 및 지난 1월 이뤄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으로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상화폐 거래 이용자 수가 반등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최근 공개한 ‘2023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일평균 거래규모 3.6조원(24%↑) △시가총액 43.6조원(53%↑) △총영업이익 2693억원(18%↑) △거래가능이용자 645만명(6.4%↑) 등 모든 부분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이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 3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다. 21일 기준 비트코인은 9600~97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회복세에 힘입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일제히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1위 원화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1분기 매출 5311억원, 영업이익 33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4.2%, 영업이익은 58.4% 급증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60.5%, 영업이익은 39.6% 늘었다.

빗썸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빗썸의 1분기 매출은 1382억원, 영업이익은 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2%, 영업이익은 283% 폭증했다.

나머지 3개 거래소는 분기별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이들 역시 전년 대비 호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인원의 2대 주주인 컴투스홀딩스의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코인원은 매출 132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112% 상승했다. 지난해 코인원의 전체 수수료 매출이 22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분기 만에 전년 매출의 절반을 달성한 셈이다.

2분기에도 호재 요소는 남아 있다. 오는 2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현물 ETF 신청에 대한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일까지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으나 전날 승인 확률이 75%로 올라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더리움을 비롯해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것도 가상화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시장 전반에 낙관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2분기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거래소들은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며 현재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은 이날 ‘비트코인 피자데이’를 맞아 이벤트를 진행한다. 비트코인 피자데이는 최초의 가상화폐 실물 거래를 기념하는 날로, 2010년 5월 22일 라스즐로 핸예츠가 1만 비트코인으로 피자 두 판을 구매한 것에서 유래됐다.

또한, 빗썸은 편의점 CU와 함께 피자 관련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최대 2만 5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다다익선 이벤트’를 시작했으며, 지난 14일부터는 가상화폐 출금수수료 최저가 정책을 시행해 이용자들의 거래 부담을 덜었다.

코빗은 SKT T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5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지급하는 럭키드로우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