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ETF 기대감 탓”…작년 하반기 가상자산 시총 43조 육박

노재영 기자
입력일 2024-05-16 10:01 수정일 2024-05-16 11:21 발행일 2024-05-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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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 가상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43조6000억원을 기록해 반 년 만에 53%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기대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3년 하반기 가상자산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22개 거래소와 7개 지갑·보관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지난해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가상자산의 거래규모와 원화예치금 모두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24% 늘었다. 원화 예치금도 21% 증가한 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원화 예치금은 가상자산에 대한 잠재적 투자 수요를 나타낸다.

시가총액과 거래규모가 모두 증가한 것은 대장코인이라 불리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올해 초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을 승인했고 홍콩 증권도 지난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을 승인했다.

투자심리 회복으로 가상자산 거래업자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함께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가상자산업자 매출은 58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93억원으로 18% 늘었다. 코인마켓 거래소는 2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손실폭을 줄였다.

하반기 거래 이용자는 상반기보다 6.4% 증가한 645만명을 기록했다. 이용자 연령별로는 지난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30대(29.3%) △40대(28.9%) △20대 이하(18.2%) △50대(17.7%) △60대(5.9%) 순으로 규모가 컸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지난해 하반기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국내외 호재가 일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의 가격과 거래 상승세가 지속됐다”며 “특히 가상자산 업계가 미 SEC와의 소송에서 승소한 점과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앞둔 게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노재영 기자 no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