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릿’ 전기 관련주 상승, 주주는 ‘짜릿’

이원동 기자
입력일 2024-05-12 10:59 수정일 2024-05-12 14:52 발행일 2024-05-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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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관련주 상승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0을 활용해 만든 ‘상승하는 전력 기업 주가’. (이미지=ChatGPT 4.0)

최근 인공지능 경쟁과 함께 여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전기 관련주가가 일제히 상승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쏠리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증권의 테마분류 기준상 전기 관련(전선·전력설비·원자력발전) 60개 기업 주가는 연초(1월 2일) 대비 평균 43.3% 뛰어올랐다.

13_대원전선

연초 60개 기업의 평균주가는 약 1만7404원이었으나, 대략 5개월이 흐른 현재 약 2만8841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 관련주 중에서도 전선 테마가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전선 테마로 분류된 7개 기업은 연초 대비 평균 123.3%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가가 약 5개월만에 2배 넘게 오른 셈이다.

전선 테마에선 대원전선이 1170원에서 4580원으로 상승하며, 291.5%라는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주가가 낮은, 가벼운 주식만 상승한 것은 아니다. 연초 주가가 10만원에 가까웠던(9만1600원) LS도 14만5000원으로 올라 58.3% 상승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전력설비 테마도 90.1% 오르며 눈에 띄는 상승세를 그렸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주식인 에이루트의 경우, 연초 507원에서 5월 12일 기준 2080원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310.3%)로 올랐다. 연초 1주에 15만7700원을 기록하던 효성중공업도 32만4000원까지 오르며, 좋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었다.

여타 전기 관련 주에 비하면 적은 폭이지만, 원자력발전 테마도 유의미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원자력발전 테마는 같은 기간 평균적으로 11.5% 상승했다. 원자력발전 테마가 건설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할 때, 태영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를 맞은 업황에 비해 선방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 테마 기업들은 44개 기업 중 15곳(34.1%)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7곳 모두(100%) 상승세를 기록한 전선 테마나 27개 기업 중 1곳을 제외하고 모두(96.3%) 상승한 전력설비와 조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LS일렉트릭이 7만3300원에서 17만8000원으로 뛰어오른 것을 비롯해, 원자력발전 테마도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형태로 움직였다.

증권가는 전기 관련 테마의 약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기 관련 주 상승 사이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확장 사이클인 것은 분명하고, 원래 사이클보다 좀 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손 연구원은 “특히 HD현대나 LS일렉트릭의 경우,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편입 기대감으로 주가를 많이 끌어올렸다”며 “5월 초 변압기 수출 데이터와 지난 4월 25일 바이든 대통령이 건설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점이 전기 관련 주가에 좋은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당 사건들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미국 아마존이 데이터센터 인수와 함께 인근 원전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오픈AI의 샘 올트먼이 전력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빅테크 기업이 전력 수요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전기 관련주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