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는 조윤제 한은 금통위원 "한은 정책 수단 다른 나라에 비해 제한적… 통화정책 유효성 제고 위해 노력해야"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4-04-16 15:30 수정일 2024-04-16 15:36 발행일 2024-04-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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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조윤제 금융통화위원
퇴임을 앞둔 조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조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6일 “한은이 통화정책의 유효성 제고를 위해 더 많은 노력과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20일로 4년의 임기를 마치는 조 위원은 이날 한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은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주목표로 해서 통화정책을 수행하고 있지만, 정책 수단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에 비해 제한돼 있는 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의 금리와 유동성은 한은의 기준금리뿐 아니라 주요국,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 데다, 금융정책·감독 당국의 신용·감독 관련 정책, 정책금융기관, 한국전력공사 등과 같은 준 재정기관의 대출 행위와 자금조달 방식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 위원은 “한은의 통화정책이 정부의 재정정책뿐 아니라 금융기관의 영업행위와 시중금리,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신용정책, 정부 부처 및 공기업, 정책금융기관들의 준 재정정책 등과도 보다 잘 조율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은 또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해 “경상수지 흑자도 조금씩 좋아지고, 외환보유액이나 전반적인 경제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환율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달러 강세”라며 “지난 한주 달러 강세보다 원화가 더 절하된 것은 중동 정세와 관련이 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에 대해선 “지금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는 물가 목표(2%)로 물가상승률이 수렴하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가능하면 이른 시일 내에 목표 수준으로 가는 것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GDP(국내총생산)대비 가계대출 비율에 대해서 그는 “가능한 한 빨리 떨어지면 좋다”면서도 “너무 빠르게 축소하기도 어렵고, 빠르게 축소하려고 하면 그만큼 충격이 클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상각이나 구조조정이 꼭 바람직한 건 아니기 때문에 서서히 조정하는 것이 좋다”며 “다만 가계대출 축소를 장기적인 목표보다는 반드시 이뤄야 할 중요한 목표로 삼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젊은 시절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했고, 국내로 들어와 한국조세연구원 부원장과 재정경제원 장관 자문관을 거쳐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보좌관과 주영대사, 문재인 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지낸 후 2020년 4월 금융통화위원에 선임됐다.

조 위원은 퇴임 후 계획에 대해 “평생 직업을 학자로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도 책 읽고 공부하고 또 쓰고 싶은 글이 있으면 쓰고 그렇게 지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