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연속 금리동결…이창용 “하반기 금리인하 예단 어렵다”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4-04-12 13:19 수정일 2024-04-12 13:34 발행일 2024-04-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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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부터 10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하반기에도 금리인하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물가·고환율·고유가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다시 돌아온 가운데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도 줄어들면서, 금통위는 전원 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자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물가 흐름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선 물가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2.8%) 2%대에 진입했으나, 2월 3.1%로 반등한 후 농산물가격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3월에도 전월과 같은 3.1%를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3월중 2.4%로 낮아졌고, 둔화 추세를 지속하면서 연말에는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과 국제유가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유가(브렌트유)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연장,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높은 90달러 내외 수준으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도 미 달러화 강세와 주변국 통화의 약세로 136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 총재는 “저를 포함해 금통위원 전부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농산물 가격과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향후 3개월 금리전망에 대해선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이 3개월 후에도 금리를 동결해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후에도 3.5%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라며, “나머지 1명은 금리를 3.5% 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도 열어놓아야 한다는 견해였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5명은 근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목표(2%)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나머지 1명은 내수부진이 지속될 경우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는 이유로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6개월 이후 금리에 대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이면 2.3% 정도까지 부합할지가 중요하다”며 “만일 유가가 안정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까지 간다면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가는 경로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