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 전망 늦추는 금융시장…“한차례 인하 또는 연내 동결 가능성도”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4-04-11 09:54 수정일 2024-04-11 13:28 발행일 2024-04-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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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뉴스)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융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가 줄어들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을 한 달씩 뒤로 늦췄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면서 국내 증권가에선 12월 한차례 금리인하에 그치거나, 연내 금리동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가 나온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10곳 중 4곳은 이달 들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을 한 달씩 뒤로 미뤘다.

JP모건과 노무라는 6월에서 7월로, 웰스파고와 TD는 올해 5월에서 6월로 각각 한 달씩 뒤로 미뤘다. 나머지 IB 6곳은 기존 인하개시 시점 전망(6월)을 유지했다.

연준의 올해 연중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은 웰스파고가 5회에서 4회로, 골드만삭스가 4회에서 3회로, 노무라가 3회에서 2회로 각각 조정했다.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은 각 3회, 도이치뱅크, TD 등은 각 4회, 씨티는 5회의 전망을 기존대로 유지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중반으로 반등하며 반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자, 국내 증권가에선 올해 미국의 금리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가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물가와 의사록을 발표한 이후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인하 확률은 20% 미만으로 급락하면서 연준이 6월 동결을 더 우세하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해 전월(3.2%)과 시장예상치(3.4%)를 모두 웃돌았다.

임 연구위원은 “특이한 점은 연초 이후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면 차기 회의로 지연됐던 것과 달리 7월 인하 전망을 건너뛰고 9월 인하 전망을 고려하고 있으며, 한차례 인하만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올해 11월은 미국 대선이 열리며 9월은 미 대선 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라며 “연준 입장에서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겠지만 대선이라는 큰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금리인하를 선택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고, 대선 결과에 따라 11월 인하를 단행하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이 경우 금융시장은 12월 인하 혹은 연내 인하를 완전히 배제하는 시나리오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올해 투표권을 갖고 있는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4분기 1회 인하를 언급했지만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