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 통화정책 전환 과정서 국채금리 변동성 커질 가능성”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4-04-01 13:34 수정일 2024-04-01 13:41 발행일 2024-04-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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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피봇) 과정에서 미 국채금리 영향으로 우리나라 장기 국채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 구병수 과장 등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최근 글로벌 통화긴축기 중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영향 확대 배경 및 평가’에 따르면 미 연준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통화긴축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2년 이후(글로벌 통화긴축기)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장기금리가 미국 장기 국채금리 변동에 연동되는 움직임이 한층 강화됐다.

특히 우리나라 장기 국고채금리는 이번 글로벌 통화긴축기를 거치면서 여타 국가에 비해 미 장기 국채금리와의 동조성이 더 확대됐다.

보고서는 미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영향이 확대된 배경으로 우선 미국과의 금융연계성 강화를 꼽았다. 국내 채권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하면서 외국인의 투자 비중이 빠르게 상승했고, 특히 국채선물시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지역의 포트폴리오 운용 시 호주와 함께 우선 활용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22년 중 글로벌 고물가 등의 거시경제 충격이 발생함에 따라 주요국의 물가 여건이 유사해지고, 이에 대응한 통화정책이 일방향으로 운용되면서 주요국 정책금리의 동조성이 강화됐다는 점과 국내 투자자의 미 금리 추종경향 강화,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방향성 거래 확대, 미 달러화 강세 등도 배경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글로벌 통화긴축기 중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영향 확대는 최근의 금융 상황 변화로 다양한 파급경로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특히 미 국채금리 충격이 확대되고 국내 요인이 안정된 가운데 국내외 투자자들의 한·미 금리 동조성에 대한 경직적 기대로 미 국채금리 추종경향이 강화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 국채금리의 파급영향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미 통화정책기조 전환 과정에서 미 국채금리의 영향으로 국내 장기 국고채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미국과 차별화됐을 때 미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축소된 점을 고려할 때, 국가별 물가·경기 여건에 따른 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가 본격화될 경우에는 미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4월~8월 미국이 우리나라 국채에 미치는 영향력은 -7.1%포인트였지만, 2022년 10월부터 2023년 3월 한국 기준금리 동결 전후에는 -4.8%포인트로 축소됐다. 최근 금리인하시점에 대한 통화정책 방향이 제시된 올해 1~2월은 -2.1%포인트로 더 낮아졌다.

보고서는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시장참가자들의 기대가 국내 경제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향후 통화정책 방향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