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빚, GDP의 2.25배…“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4-03-28 16:15 수정일 2024-03-28 16:16 발행일 2024-03-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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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기업대출 급증 속 부실 확대 조짐
서울의 한 은행 기업대출 상담창구.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의 빚(신용)이 여전히 국내총생산(GDP)의 2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시스템 등 전반적인 금융상황은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4.9%로 집계됐다. 전분기(225.6%) 보다는 소폭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민간신용 증가율과 명목GDP 증가율간의 차이가 크게 축소되면서 신용 레버리지의 상승세가 상당히 완만해졌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신용 레버리지는 100.6%로 전분기(101.5%) 대비 1%포인트(p) 가량 하락했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가계부채 비율이 올해 1분기에 100% 아래로 내려갈 수 있을지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고 GDP 성장률은 오르고 있어 가계부채 비율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신용은 124.3%로 전분기(124.1%)보다 소폭 상승했다.

장기추세 대비 갭에서도 가계는 마이너스 갭(-5.9%p) 확대가 지속됐으나 기업은 높은 수준의 플러스 갭(+5.0%p)이 유지되고 있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전기 대비 0.4% 증가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가계신용 유형별로는 주택관련대출의 증가폭이 축소되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가계대출 연체율은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승했으나, 전체 금융권 연체율(0.86%)은 여전히 장기평균(2009~2019년) 1.43%를 큰 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취약차주의 비중(금액 및 차주수 기준)은 소폭 상승했다.

기업신용은 지난해 4분기말 기준 전기대비 1.7% 증가했다. 다만 전년동기대비로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올해 2월말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대기업을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증가율은 대기업이 4.0%, 중소기업이 0.4%다. 한편 회사채는 지난해 2분기부터 순상환됐으나 1분기중 대규모 발행으로 인해 연중으로는 순발행이 유지됐다.

금융권 전체 연체율(1.65%)은 장기평균(2009~2019년) 1.81%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비은행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한편 지난해 3분기 중 기업의 주요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성장성, 수익성 및 이자지급능력 등의 지표는 기업실적 부진, 높은 이자비용 등의 영향으로 2022년말 대비 저하됐다.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해 말 금융시장 변동성 축소 등의 영향으로 하락한 후 주의단계의 중간 정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월 기준 16.9로 1월(17.3) 보다 하락했다.

중장기적인 금융불균형 정도를 평가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부채 증가세 둔화, 주택가격 약세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32.9로 3분기(37.1)보다 4.2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국내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