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도 그대로 ‘키’를 잡고 쾌속항진하길 바라지만 항로엔 지속가능한 장밋빛으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철강, 소재 등 주요사업에서의 사업경쟁력 확보라는 묵직한 과제부터 바로 앞에 기다린다. 유럽의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저탄소·무탄소 철강제품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흐름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차전지,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핵심사업에서 미래 기회를 추출해내야 한다. 포스코의 본원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그 길은 거대한 파고를 넘는 데 비견될 것이다. 새로운 물결 앞의 장 회장은 여러 면에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런 포스코에 더욱 필요한 것은 융합의 정신이다. ‘좋은 게 좋다’ 주의(主義), 포스코 ‘식구’만 감싸는 순혈주의도 상생경영에는 걸림돌이다.
장 회장이 누구보다 익히 알 것이다. 외부 환경도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정권이 교체되면 회장이 교체되는 역대의 관습 아닌 관습은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초호화 해외 이사회 같은 구설은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 갈 길이 바쁘고 먼 데 외풍에 대응하느라 과도한 에너지를 소모해서는 안 된다. 포스코 흔들기는 당장 그만두는 게 좋다. 총선 등 갖가지 정치적 변수에도 요지부동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날 취임 일성이나 기자간담회를 종합해보면 안심은 된다. 철강 전문가여서 전임 회장 체제가 중시된 이차전지 소재 산업 등이 약화될 거라는 분석은 당분간 안 해도 될 듯싶다. 빠른 기술개발과 투자로 수소환원제철 같은 환경적 가치를 키우는 미래 먹거리 투자를 재점검해야 한다.
특히 장 회장이 구현해야 할 철의 새로운 가치 창조에 우리는 주목하기로 한다. ‘장인화 3년’간 포스코가 순항하면 고용 등 나라 경제와 지방경제 전반의 밑거름이 된다. 포스코그룹 장인화호의 순항을 굳게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