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밸류업 직접 점검…스튜어드십 코드 7년 만에 개정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4-03-14 13:54 수정일 2024-03-14 13:56 발행일 2024-03-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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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금융위원회 김소영 부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밸류업 기관투자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 근거를 마련한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요 연기금(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과 자산운용사·보험사·증권사 등 기관투자자 10개사와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한국ESG기준원, 자본시장연구원 등 유관기관이 참석했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중 기관투자자와 밀접히 관련된 스튜어드십코드 반영,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기관투자자가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7가지 원칙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려는 기관투자자는 참여를 공표한 후 원칙들을 이행한다. 세부원칙을 모두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일부 원칙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사유와 대안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는 현재 4대 연기금, 125개 운용사 등을 포함해 22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2017년 처음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가 개정되는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그간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주주가치 기업경영 확립이라는 3가지 방향 하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상장기업 스스로의 변화를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상장기업의 노력을 투자자가 제대로 평가해 투자결정 등에 반영할 때 상장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대상회사에게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수 있는 구체적 근거가 마련되는 만큼, 우리 자본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반영과 더불어 현재 거래소를 중심으로 개발 중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을 중심으로 하되, 계량·비계량 항목에 대한 종합평가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도 편입한다는 원칙하에 개발하고 있다.

어떤 기업들이 지수에 편입될지 시장의 관심이 큰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기존 주요 지수와의 차별화 방법, 구성종목 선정에 활용하는 지표의 적절성, 연기금의 적극적 활용 유도 등 주요 이슈에 대해 검토 중이며, 연기금·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3분기까지 지수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거래소를 중심으로 개발작업을 진행 중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관련해 다양한 해외사례 검토와 여러가지 종목선정 기준안에 대한 성과 시뮬레이션을 시행해보고 있다”며, “동 지수를 향후 기관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발히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과정에서 연기금, 운용사 등과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관투자자들은 장기와 단기로 구분된 정책 아젠다와 인센티브 지속 발굴 및 제공 필요성을 언급했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기업 밸류업 방안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금감원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