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고체 배터리 개발, 정부와 원팀 이뤄 앞당기길

사설 기자
입력일 2024-03-11 14:01 수정일 2024-03-11 14:01 발행일 2024-03-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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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 로드맵은 지난주 ‘인터베터리 2024’에서 잘 확인됐다. 첫 번째 프로토타입의 샘플을 OEM(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해 현재 평가 작업을 진행한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주요국들은 이차전지 산업을 경제 안보 관점으로까지 접근하고 있다. 획기적 신기술을 위해 민관이 함께 뛰는 전략적인 원팀 구성이 필요한 이유다.

승부처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를 사용한 전고체 배터리(全固體, solid-state battery)에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이차전지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지난해 배터리 관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6% 줄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때문이지만 그 너머에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있다. 중국은 값싼 리튬인산철(LFP)배터리 분야에서 기술 급진전을 이뤘다. 우리를 에워싼 환경을 뛰어넘자면 독보적인 초격차 말고 답은 없다.

작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 둔화로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위기감이 있지만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주춤거려선 안 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투자 속도를 조절할 때 도리어 시간을 벌면서 초고성능 제품을 앞세워 치고 나갈 준비를 해둬야 한다. 중국 CATL은 안방 호랑이를 넘어서 배터리 점유율이 국내 3사를 합친 것보다 많은 게 현실이다. 막대한 자국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등에 업은 중국 이외에 일본의 전고체 분야 진격도 배터리 종주국 회복을 노린다 할 만큼 거세다. 완성도와 속도, 즉 제대로 개발하는 것과 일정을 앞당겨 선점하는 것 모두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됐다.

배터리 원자재 수급은 지속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호주, 남미 등 광산·제련기업과 계약을 맺었지만 패권경쟁을 헤쳐나가기가 쉽지는 않다. 광물 발굴부터 제련, 공급까지 정부가 함께하고 핵심광물 확보엔 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11일 정부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의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 설비 및 연구개발 투자와 리튬메탈, 리튬황 배터리 개발 계획을 나란히 밝힌 것은 시의적절했다.

부피와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인 리튬메탈과 리튬황 배터리도 전고체처럼 유망한 미래 배터리로 주목받는다.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전폭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한 분야다. 차세대 배터리 연구 인력 양성 예산도 확대하고 규제완화를 지원하는 등 경쟁에서 불리한 구도를 돌파해야 한다. 이차전지 시장 점유율 2030년 40%로 세계 1위에 끌어올릴 때까지 정부와 배터리 업계가 끈끈한 원팀을 유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