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보다 기업대출 선호”…작년 기업대출 90조 증가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4-03-07 15:10 수정일 2024-03-07 15:13 발행일 2024-03-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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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2조원 넘게 증가
서울의 한 은행.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산업별대출금이 90조원 이상 증가했다. 기업들이 회사채 보다 은행 대출을 선호한데다 은행도 가계대출 보다 규제가 적은 기업대출을 늘린 영향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 잔액은 1889조6000억 원으로 1년 전(1797조7000억 원) 보다 91조9000억 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 역대 최대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기업들이 회사채 보다는 금융기관 대출을 선호하며 주된 자금 조달창구로 활용한 영향이 크다”며 “예금취급기관 입장에서도 기업대출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어 기업에 대한 완화적인 대출 태도를 유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기별 증가폭은 축소됐다. 지난해 4분기 증가폭은 13조9000억 원으로 전분기(32조3000억 원)에 비해 줄었다. 지난해 2분기(24조8000억 원)와 3분기(32조3000억 원) 내내 증가폭이 커지다가 3개분기만에 축소됐다.

제조업은 석유화학, IT 등 주요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연말 운전자금 대출금 일시상환 등으로 운전자금 증가폭이 3분기 5조2000억 원에서 2조9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시설자금도 같은 기간 5조1000억 원에서 2조3000억 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서비스업은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3분기 16조9000억 원에서 11조9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금융·보험업은 여전사의 예금은행 차입 확대 등으로 증가폭이 1조6000억 원으로 3분기(7000억 원)에 비해 확대됐다. 부동산업은 부동산 거래량 둔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같은 기간 8조원에서 5조6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건설업은 건물건설 감소 등으로 자금 수요가 줄며 3분기 2조원 증가에서 4분기 8000억 원 감소로 전환했다.

대출 용도별로는 4분기 운전자금이 5000억 원, 시설자금이 13조3000억 원 늘었다. 각각 3분기 14조6000억 원, 17조7000억 원에 비해 증가폭이 줄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대출잔액이 16조9000억 원 늘었다. 연말 대출금 일시상환, 건전성 관리 등으로 증가규모가 3분기(30조4000억 원)보다 축소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자산건전성 우려 등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한 탓에 3분기 1조9000억 원 증가에서 이번 분기 3조1000억 원 감소로 하락 전환했다.

기업규모별로는 예금은행 대출금 중 대기업(12조8000억 원 → 5조4000억 원)과 중소기업(17조2000억 원 → 9조5000억 원) 모두 증가폭이 축소됐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