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삼데이’ 좋지만 양돈산업 발전에 더 힘쓰길

사설 기자
입력일 2024-03-03 14:36 수정일 2024-03-03 14:37 발행일 2024-03-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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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삼삼데이(삼겹살데이)를 겨냥한 돼기고기 할인 행사가 ‘한돈위크 ’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부터 백화점, 편의점, 이커머스까지 나서 판매 총력전을 펼친다. 축산 제품에 채소, 과일, 육가공 등 상품군을 곁들인 것은 올해의 특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할인행사를 연장하며 한돈 판매 촉진 및 수요 활성화에 팔을 걷었다.

한돈은 쌀 다음으로 많이 먹는 주요 식품으로 식량 안보 면에서 비중이 크다. 지난해 돼지·소·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이 1인당 60.6㎏으로 쌀(56.4㎏) 소비량을 웃돌았다. 이 중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부위는 단연 삼겹살(62.3%)로 집중된다. 삼겹살 지방 두께 매뉴얼까지 만들게 한 ‘비계 삼겹살’ 논란을 어서 불식시켜야 한다. 도축 이후 축산물 가공·유통 과정의 품질 관리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삼겹살 과지방 문제부터 이번에 꼭 매듭을 짓고 가야 한다. 일부 유통업체의 얄팍한 상술이 업계 전체의 속성처럼 확대 재생산된 부분이 있다. 전체 한돈에 비계 삼겹살 오명을 씌우는 것은 잘못이다. 이와는 별개로 전국 도축장 70여 군데에 소분할 업체가 5만 개가 넘지만 품질 관리에도 소홀할 수는 없다. 소비자 선호도 면에서 획일적인 지방 함량 기준 설정이 어려운 점은 있다. 지방을 과도하게 줄이는 사육 방식은 일부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는 측면도 없지는 않다.

육류 소비로 양돈 농가를 돕는 삼삼데이에 사룟값도 못 건진다는 양돈업계의 고충을 함께 들어줘야 한다. 유통업체가 초저가와 품질을 내세운 이면에는 수지 타산 맞추기에 고심하는 업계의 눈물이 있다. 생산비의 차액을 90%까지 보조해주는 일본의 축산물가격안정법 같은 입법은 경영 안정과 소득 보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돈 품질을 개선해 ‘가심비’를 높이는 건 농가 몫이지만 노력만으로 안 되는 부분은 지원해야 한다. 한돈산업은 가치 있는 농업 분야의 하나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한돈농가는 지금 돼지고기 수입 증가와 생산비 상승, 소모성 질병 창궐, 환경적 요인 등 겹겹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한돈산업의 지속 발전과 육성, 후계 한돈인 및 청년한돈인 우대 지원 등이 절실하다. 국회도 지역구에 축산 농가를 둔 일부 의원을 빼고는 축산업의 육성·발전에 손을 놓다시피 한다. 준비만 하다가 2년을 허송하고 차기 국회를 기약해야 하는 한돈육성법은 제정이 시급하다. 국내산 돼지고기 판매 총력전이 3월 3일에만 반짝 해서는 안 된다. 멀리 내다보는 안목으로 축산의 지속성장과 한돈산업 안정화에 힘쓰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