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당찬 도전”···특별한 ‘대학졸업’ 눈길

이정태 기자
입력일 2024-02-25 09:09 수정일 2024-02-25 09:09 발행일 2024-02-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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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5개 계약학과 24명 학부 졸업생 배출
한수진 씨 일·학습병행 학사학위 취득 눈길
학위수여식
지난 22일 순천향대 교내 인문과학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4 학위수여식에서 세무회계학과를 졸업하고 학사학위를 받은 한수진(왼쪽부터 7번째, 앞줄 가운데)씨가 아기와 남동생(사진 오른쪽)이 학위수여를 축하하기 위해 함께한 가운데, 같은학과를 졸업하는 3명의 학우들과 함께 교수진과 후배들의 축하를 받으며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순천향대 제공

직장인, 16개월 아기의 엄마, 대학생활 등 쉽지않은 일상을 극복해온 워킹맘의 특별한 대학졸업이 눈길을 끈다.

그녀는 지난 대학생활에 대해 “현실에서 부딛치는 어려움이 아니라 정작 자신과의 싸움이었다”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젊은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만이 경쟁력 있는 스스로를 만들 수 있다”고 충고했다.

지난 22일 순천향대 교내 인문과학관 대강당홀에서 열린 ‘2024 창의라이프대학 학위수여식’에서 산업체 재직자과정으로 운영중인 계약학과에서 일·학습을 병행하며 세무회계학과를 졸업한 직장인 한수진 씨에게 학위를 취득하게 된 소감을 묻자 이렇게 전했다.

이날 학사모를 쓰고 학위증을 수여받은 한수진 씨는 그동안의 역경을 이겨낸 기쁨과 행복의 눈물을 훔쳤다.

한 씨는 전문대 호텔과를 졸업하고, 서비스 직종에 취업을 했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고려해 천안시에 소재한 제조업체에 입사해 10여년간 회계업무를 담당해 왔다. 그녀는 시간이 갈수록 실무의 한계에 부딪쳐 세무회계분야를 깊이있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던 차에 순천향대에 세무회계학과가 개설된 걸 접하고 회사의 지원을 받아 편입학했다.

학업을 이어오던 3학년 2학기에는 출산과 육아, 학업이 동시에 겹치면서 자퇴를 고민하기도 했다.

더욱이 출산 후 4학년 1학기에는 토요일마다 모유를 수유해야 하는 아기를 안고 남편과 함께 등교해 쉬는 시간마다 자동차에서 아기를 케어하면서도 하루종일 힘들게 수업받을 때,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도록 응원해 준 교수님들의 격려와 응원은 그녀를 지탱하는 힘이됐다.

유성용 지도교수는 “무엇보다도 본인이 처한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학업에서도 늘 성실한 자세를 유지했고, 학우들과의 관계도 매우 돈독했다”며 남다른 모범 학생으로 칭찬했다.

또 “출산예정일을 앞두고 학교를 휴학하겠다고 상담하러 왔을때에는 출산 시 학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배려해 주겠다고 만류했고, 출산 이후에도 수업 도중에 휴식시간을 이용해 수유를 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었고, 모든 교수님들에게도 대견하다고 칭찬받는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순천향대는 이날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며 학사학위를 취득한 세무회계학과 4명, 산업경영공학과 12명, 신뢰성품질공학과 4명, 융합기계학과 1명, 자동차산업공학과 3명 등 24명에게 학사학위를 수여했다.

또 학위증과 꽃다발을 함께 전달하며 뉴노멀시대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며 열심히 일하고 공부한 졸업생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담아 축하했다.

세무회계학과장 송명규 교수는 총장을 대신한 축사를 통해 “직장인으로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일이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그동안 묵묵하게 이를 이뤄냈기에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제는 일과 학습을 병행한 도전자이자 선배인 만큼 기업의 실무현장에서도 도전정신을 잃지않고 스스로를 경계하며 보다 책임있게 충실히 일해 주기를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이날 24명의 졸업생 가운데 세무회계학과 한수진 씨는 (주)휴넷플러스에서 일하면서 4.5 만점에 평균 3.80 이상의 우수한 졸업 학점을 받았으며, 글로벌시대 기업의 혁신과 경쟁력 제고에 앞장서 왔고, 성실한 자세로서 학업에서도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 타의 귀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역경을 극복한 한수진 씨에게 순천향대 총동문회장은 ‘글로벌혁신인재상’을 수여하고 축하했다.

한수진 씨는 대학을 마친 소감을 묻자 “그동안 전문대 졸업으로 위축되기도 했고, 업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이제는 떳떳한 세무회계학과 졸업생이라고 생각하니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학사학위 증서가 자랑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녀는 “앞으로 회사의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 재무관리자)를 목표로 삼아 기회가 된다면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고, 그때까지 다시 열심히 뛰는 워킹맘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순천향대는 주말을 이용해 산업체 등이 소속 재직자의 학력신장 기회부여와 직무능력향상 및 재교육 등을 위해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고 대학에 교육을 의뢰해 기업 맞춤형 일학습을 병행하는 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산업공학과, 신뢰성품질공학과, 산업경영공학과, 융합기계학과, 세무회계학과, 화학공학과, 메카트로닉스공학과 7개 학과다.

아산=이정태 기자 ljt47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