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대부분은 고통으로 채워져 있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살 만한 순간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김희진 감독이 영화 ‘로기완’을 통해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20일 전했다.
영화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과 삶의 이유를 잃은 여자 마리(최성은)가 서로에게 빠져드는 이야기다.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원작으로 한다.
김 감독은 “낯선 언어, 추위. 언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놓인 사람들이 느낄 막막함과 불안함. 그리고 쓸쓸한 정도가 가늠이 안 되는 그런 감정을 담아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실제 유럽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탈북민을 취재하거나, 난민을 다룬 다큐와 서적을 참고했다.
또 이방인의 정서가 잘 느껴지도록 공간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김 감독은 “이국적인 풍경 안에 놓인 기완이 공간과 섞여 들지 않고 유리되어 보이기를 바랐다.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낄 수 없는 기완의 상황과 심경을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인 ‘로기완’은 내달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될 예정이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