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봉고3 LPG 터보, ‘경제성·정숙성’ 경유차보다 낫다

김태준 기자
입력일 2024-02-20 06:40 수정일 2024-02-20 06:40 발행일 2024-02-20 5면
인쇄아이콘
IMG_7554
기아 ‘봉고3 초장축 2WD 킹캡 LPG 터보’ 모델.(사진=김태준 기자)

탄소중립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1톤 트럭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쳤다. 그동안 ‘소상공인의 발’로 불려온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 봉고의 경유 모델이 환경부의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에 따라 단종됐다. 포터와 봉고의 경유 모델의 빈자리는 LPG 모델이 대신한다.

문제는 LPG 엔진의 편견이다. 소비자들에게 LPG 엔진은 경유 엔진에 비해 힘이 약하고 연료효율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에 다수의 소비자들이 포터, 봉고의 LPG 모델은 무거운 짐을 나르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서울도심에서 기아 ‘봉고3 초장축 2WD 킹캡 LPG 터보’ 모델을 시승해봤다. 시승을 통해 LPG 터보 엔진의 전체적인 주행감각을 확인해봤다. 시승은 서울도심에서 인천까지 구간으로 약 28㎞를 주행했다.

(사진 2) 봉고 LPG 터보
기아 봉고3 실내(사진제공=기아)

가장 인상 깊은 점은 봉고 LPG 터보 모델의 정숙성이다. 봉고는 운전석이 엔진위에 위치해 있어 엔진의 진동과 소음에 취약한 구조다. 때문에 이전 경유 모델의 경우 시동부터 주행까지 이동 중 진동과 소음이 실내로 유입된다.

하지만 봉고 LPG 터보 모델의 실내는 비교적 조용하다. 운전석에 올라 시동버튼을 누르면 시스템점검이라는 멘트가 계기판에 표시된 후 엔진이 가동된다. 공회전시 실내의 엔진 소음은 상당히 조용하다. 방음에 신경 쓴 세단과 SUV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 봉고 경유 모델보다 조용하다.

또한, 실내에서 느껴지는 봉고 LPG 터보 모델의 엔진 진동도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화물차를 승용차와 비교할 순 없지만, 공회전과 가속에도 조용함과 편온함은 승용차 수준이다. 경유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사라지면서, 막히는 도심과 고속주행에도 편안함이 지속됐다.

IMG_7560-side
기아 봉고3 하부의 LPG 연료탱크의 모습.(사진=김태준 기자)

봉고는 짐을 실어 나르는 화물차다. 이에 소비자는 1톤 트럭 구입에 있어 차량의 소음, 진동보다 출력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그동안 판매된 봉고 경유 모델은 경유 엔진 특유의 높은 토크로 무거운 짐을 실고도 경쾌한 움직임이 가능했다. 하지만 단종으로 인해 1톤 트럭을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LPG 엔진이 경유 엔진을 대체할 수 있는지가 주요 의문점이 됐다.

봉고 LPG 터보 모델에는 ‘LPG 직접분사 터보 엔진’과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30.0㎏.m를 발휘한다. 새로운 LPG 엔진은 휘발유 직접분사(GDi) 엔진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했으며, 터보차저를 통해 높은 출력과 효율을 자랑한다. 경유 모델 대비 최고출력은 18% 향상됐으며, 최대토크는 동일하다.

출력과 토크의 수치만 경유 모델보다 높거나 동일한 것은 아니다. 실제 봉고 LPG 터보 모델 시승 중 부족한 출력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정차 후 출발, 언덕길, 고속주행에서 가속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분한 힘을 보였다. 오히려 경유모델 보다 가속력은 뛰어났다.

여기에 준수한 연료효율성도 인상적이다. 막히는 도심(30%)과 고속도로 주행(70%)에서 봉고 LPG 터보 모델의 연비는 8.9㎞/ℓ를 기록했다. 제조사가 공개한 복합연비 6.5㎞/ℓ를 한참 웃도는 연비다. 연료탱크가 75ℓ인점을 감안한다면 LPG를 가득 충전할 경우 65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IMG_7562
기아 봉고3의 연비가 표시된 계기판의 모습.(사진=김태준 기자)

봉고 LPG 터보 모델 시승을 통해 예전 LPG 자동차의 편견을 완벽하게 지울 수 있었다. 경유보다 저렴한 LPG 연료를 사용하면서도 높은 출력에 환경성까지 지닌 LPG 1톤 트럭을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기아 봉고 LPG 터보 1톤 트럭의 가격은 1993만원~2275만원이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