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초한전(超限戰)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4-02-20 14:03 수정일 2024-02-20 14:04 발행일 2024-02-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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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가 필독서로 지정한 중국 서적이 있다. 초한전(超限戰)이다. 유방과 항우를 다룬 초한지(楚漢志)가 아니라, 21세기 중국이 채택한 ‘영역과 경계를 허무는 제한 없는 전쟁’에 관한 책이다. 1999년 중국 공군 소속의 ‘차오량’과 ‘왕상수이’라는 두 명의 대령이 공동 저술한 군사 전략서다.

두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이 미국과 붙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초한전’을 수행하기 위한 24가지 전법을 상세히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군사적 전법으로는 핵전쟁을 의미하는 원자전부터 재래전과 생화학전, 우주전, 전자전, 유격전, 테러전, 그리고 심지어는 ‘인공 엘리뇨’ 등 자연 현상을 무기로 활용하는 생태전까지 망라했다.

비군사적 전법으로는 금융전과 무역전, 자원전, 경제원조전, 법률전, 제재전, 언론전, 이념전을 기술했다. 여기에 초군사 분야의 전쟁 수행 방식으로 외교전과 인터넷전, 정보전, 심리전, 기술전, 밀수전, 마약전, 사이버전까지 망라했다. 모두가 현재 중국이 펼치고 있는 전략들이다. 미국 펜타곤이 이 책을 중국군 교리의 핵심이라고 판단해 즉시 필독서로 삼은 것이 이해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