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스코 차기 회장에 그룹 미래 달려 있다

사설 기자
입력일 2024-02-01 14:58 수정일 2024-02-01 14:58 발행일 2024-02-02 19면
인쇄아이콘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후보군 선발을 마친 포스코를 둘러싼 분위기가 복잡미묘하다. 기대감과 걱정이 교차한다고만 이원화할 수 없는 측면이 다분하다.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6배수로 압축한 파이널리스트(최종 후보군)의 절반은 외부 ‘깜짝 인물’들이다. 내부 5명, 외부 7명이던 숏리스트(2차 후보군) 때나 내부 6명, 외부 12명의 롱리스트(1차 후보군) 때와 달리 숫자 조합이 동일해 기계적 균형에 맞춘 느낌마저 든다. 유력한 내부 주자가 다수 탈락하고 비(非)철강 출신이 포진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름을 올린 전·현직 포스코맨 3인과 외부인 3인은 나름대로 명망 있는 면면들이다. 그간 최종 후보자 명단에서는 포스코그룹 내부 출신이 압도적이었다. 아무래도 ‘호화 해외 이사회’ 건과 맞물린 사법 리스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최정우(현 회장) 라인’이 배제됐다는 시각이 틀리지는 않는다. 심사와 수사를 동시에 받게 되는 상황은 어쨌든 미덥지 않다. 미래 도약을 위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이라는 후추위의 결정 기준을 믿고 싶다.

포스코로서는 예고된 일정대로 선임 절차를 완주해야 한다. 그게 더 낫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다만 이제까지의 과정과 심층 면접을 포함한 앞으로의 절차에서 공정성 시비가 격화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내부 출신 선발은 소유분산기업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피하는 데도 일정 몫을 했다. 경기침체 직격탄에다 해외 철강재 유입량이 늘면서 그룹 정체성인 철강 사업 수익성이 악화한 것도 사실이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까지 나온다. 단순히 전통이 깨진다기보다 회사의 뿌리인 철강을 포함해 회사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이번엔 순혈주의가 깨졌다는 시각이 최소 절반은 맞는다. 사상 두 번째의 외부 출신 회장 탄생을 미리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터리와 무역 부문의 매출액이 성장한 포스코지만 철강은 주력 사업이다. 산업의 쌀인 철강의 경쟁력은 국가적으로 중요하다. 연구개발과 혁신에 강하고 미래 신산업에 관한 이해나 전문성까지 겸비한다면 당연히 좋다. 포스코그룹 CEO는 신사업으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고 철강 DNA를 가진 사람이 이끌어야 유리하다는 건 일반론이다.

그룹 미래뿐 아니라 신사업 등 포트폴리오 확보 역시 철강이 중심에 설 때 안정적이다. 그러면서 공명정대함과 투명성 확보가 관건임을 거듭 강조한다. 내·외부인을 떠나 실적 악화 극복은 차기 회장이 헤쳐갈 지상과제와 같다. 다음주 심층면접과 3월 21일 주주총회에 국민적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