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세 모녀, 주식평가액 올랐지만 상속세 납부에 분주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24-01-16 09:50 수정일 2024-01-16 16:00 발행일 2024-01-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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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딜 이후에도 삼성가 세 모녀가 여성주식부호 상위 1, 2, 3위 지켰으나 상속세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500대 기업 오너 일가의 여성 주식 부호 417명 중 상위 50명의 주식 가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여성 주식부호 1, 2, 3위는 홍라희 전 리움 삼성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 세 모녀였다고 밝혔다.

세 모녀의 주식 가치는 지난 12일 종가 기준 24조1975원으로 지난해 1월 12일 종가 24조1275억원보다 0.3% 증가했다. 삼성그룹의 세 모녀가 지난주 블록딜을 하지 않았다면 평가액은 26조366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3% 증가했을 것이다.

삼성가 세 모녀는 블록딜을 통해 2조1689억원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 했지만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평가액은 지난해 연초 대비 오히려 증가하며 순위 변동이 없었다.

삼성가 세 모녀 주식 가치는 올해 1월 12일 기준 8조796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94억원(2.4%) 증가했다.

홍 전 관장은 여성 주식 부호 부동의 1위로 삼성전자 지분 1932만4106주(0.32%)를 매각했음에도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의 보유지분 가치는 7조3963억원에 달했다. 블록딜 이후에도 1.1% 증가하며 1위를 지켰다.

2위 이부진 사장은 보유주식 중 삼성전자 지분 240만1223주(0.04%)외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일부 지분을 매각했지만 현재 가치는 6조334억원으로 지난해 5조8885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3위는 이서현 이사장으로 5개 기업 보유 지분 중 삼성전자 지분 810만3854주(0.14%)를 매각했으나 4개 종목 보유지분 가치는 5조3669억원으로 지난해 5조 1516억원보다 4.2% 증가했다.

다만 상속세 부담은 줄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들이 부담 중인 상속세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란 평가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대출 금리까지 크게 올라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고 있다. 홍 전 관장·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납세 의무를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유족들이 상속세 재원 마련에 고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산 중 큰 부분을 사회에 환원했기 때문이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들은 2021년 거액의 상속세가 부과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수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사회환원을 실천했다.

유족들은 한국 문화 발전을 위해 국보 '인왕제색도' 등이 포함된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 기관에 기증하고 인류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에 1조원을 기부했다.

재계는 사회 환원 규모가 고인이 남긴 유산의 약 60%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당시 기증된 작품 가치만 최대 10조원에 달한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유족들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작품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유족들은 미술품을 팔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대신 '이건희 컬렉션'을 국민과 함께 향유하기 위해 국가에 기증했다.

한편 여성주식 부호 4위는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 ㈜SK의 지분 6.6%의 가치는 지난해보다 14.2% 감소한 7876억원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높은 가문은 LG가 세 모녀로 고(故) 구본문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그리고 구연수씨다. 이들이 보유한 LG의 지분은 각각 4.2%, 2.92%, 0.72%로 세 모녀의 지분 가치는 지난해보다 4.4% 감소했음에도 9419억원에 달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