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C 넘어선 LCC’…국제선 이용자 수 역전의 비밀

김아영 기자
입력일 2023-12-05 06:54 수정일 2023-12-05 08:48 발행일 2023-12-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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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탑승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제선 여객 수에서 대형항공사(FSC)를 앞섰다. 이 같은 현상은 일본과 동남아 등 근거리 노선 흥행 효과로, 올해 남은 기간 LCC 국제선 여객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4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LCC 9개 사 국제선 항공기 탑승객 수는 총 1951만9천351명(국제선 총 이용객 수 5506만7363명의 35.5%)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1841만7514명(33.5%)을 추월했다.항공업계서는 지난 6월 이후 8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엔저 현상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별로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일본 노선 여객 수가 1210만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09%에 이르는 수치다. 여기에 엔데믹 이후 첫 휴가철을 맞으면서 올해 휴가기간 동남아 등 휴양지 인기도 상당했다.

LCC들은 앞서, 실적 견인을 위해 일찌감치 노선 다변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수요가 높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재운항과 증편을 통해 공급을 확대해 급증하는 여행 수요를 견인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국적항공사 중 가장 많은 일본 노선을 보유하는 등 선제적인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에어서울은 일본 수요를 겨냥해 소도시 취항에 집중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초부터 구마모토 노선을 재개하고, 진에어는 기타큐슈, 나고야 등에 취항하는 등 일본 중소도시 노선을 확대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은 올랐지만, 엔화는 떨어져 일본 방문에 부담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자 (일본)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면서 “게다가 올해는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여름휴가로 여객 수요가 상당했던 만큼 중·단거리 비중이 높은 LCC들이 유리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LCC의 2019년 대비 국제선 여객 회복률은 약 73% 안팎이다. 대형 항공사의 회복률이 54%인 것을 고려하면 훨씬 높은 편이다.

승객 점유율 역시 확대하고 있다. 2014~2016년까지 10%대 승객 점유율을 보였던 LCC들은 2017년 26.4%, 2019년 29.5%로 다소 회복기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탓에 2020년 25%로 하락했다. 특히 팬데믹 여파로 하늘길이 막혔던 2021년에는 6.5%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국제선 여객 사업이 재개된 지난해 23.1%로 회복한 이후 올 상반기 52%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LCC가 올해 남은 기간 더 많은 승객을 더 많이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이 현실화된다면, LCC는 2003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국제선 이용객 수에서 FSC를 앞서게 된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엔저 현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일본의 경우 새로운 노선을 만들 때마다 반응이 폭발적으로 좋은 상황”이라며 “일본 대도시뿐만 아니라 소도시를 향한 수요도 상당한 데다, 연말 휴가로 따뜻한 동남아 지역을 선호하는 수요가 많아 연간 기준 여객 수에서 LCC가 FSC를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