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HD현대중공업, 함정 수출 노린다

김아영 기자
입력일 2023-11-22 15:00 수정일 2023-11-22 15:00 발행일 2023-11-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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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점 감점 탓에 국내 경쟁 녹록지 않아…기술력으로 극복할 것"
"동남아·남미 등 해외시장 두드려 2030년 매출 2조원 달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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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주원호 특수선사업본부장.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군사기밀보호법(군기법) 위반은 상당히 중요한 사건이다. 벌점을 받는 기간 동안 국내 함정 수주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앞서가는 기술력으로 대응은 하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본부장은 지난 20일 HD현대중공업 울산 현장에서 군기법 위반으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0년 9월 소속 직원 9명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 중 8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2025년 11월까지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을 감점받게 됐다

하지만, 감점으로 국내 함정 수주에 어려움이 생겼다. 실제로 울산급 배치3 5·6번함의 수주전에서 HD현대중공업은 기술 점수에서 0.9735점 앞섰지만,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점 1.8점을 받아 0.1422점 차이로 한화오션에 밀렸다.

주 본부장은 “군기법 위반에 대해선 많은 반성을 하고 있고, 개선하기 위해 보안 시스템 구축, 직원 교육 등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력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현실적이 어려움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국내 함정 물량만으로는 케파(생산량)를 경쟁하기 상당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릴 방침이다. 주원호 본부장은 “동남아나 중동 쪽은 분쟁이 심화하고 있어서 새로운 중형 잠수함 수요가 있고, 남미는 노후 잠수함의 교체 수요가 있다”며 “해당 국가들을 중심으로 케파 확보하는 등 수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술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초로 잠수함용 리튬전지(리튬이온폴리머)를 이용해 안정적인 전원공급체계를 구축했다. 잠수함은 물속으로 잠항하는 순간부터 외부 공기와 차단돼 엔진 가동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중 항해를 위해서는 축전지(배터리)와 같은 전기에 너지 저장장치를 활용하여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HD현대중공업이 잠수함에 적용한 리튬 전지는 독일 산업인증협회(TUV)의 국제 안정성 인증을 획득했다. 이후 현재까지 시운전 기간 포함 약 8년간 성능 및 안전성, 신뢰성을 지속 검증했다.

주원호 본부장은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국내 대응과 수출 강화를 동시에 노려 2030년에는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 개발 투자, 성장 전략 수립에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