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영수회담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3-11-16 14:16 수정일 2023-11-16 14:16 발행일 2023-11-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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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야당의 대표가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적이 있다. 건국 이래로 역대 대통령들은 안팎으로 정치적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 ‘영수회담’이라는 이름으로 전격 회합을 갖고 정치적 경쟁자인 상대 당 최고 책임자와 담판을 짓곤 했다. 최근 10여 년 동안 뜸하지만 이른바 ‘3김 시대’ 이전에는 상당히 비중 있는 이벤트로 큰 관심을 끌곤 했다.

그런데 영수회담이라고 하면 대개 한자로 ‘통치’한다는 뜻의 영(領)과 ‘머리’를 뜻하는 수(首)를 쓰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영수회담이라고 할 때 영수는 한자로 ‘領袖’라고 쓴다. 여기서 ‘영’은 옷으로 치면 목 부분의 옷깃을 의미하고, ‘수’는 소매를 가리킨다. 즉, 옷과 소매라는 뜻이다.

왜 굳이 옷깃과 소매라는 뜻의 한자를 쓸까. 그것은 옷에서 옷깃과 소매가 대단히 중요한 부위라는 생각 때문이다. 옷깃과 소매는 옷의 가장자리라 쉽게 닳기도 하고 때가 잘 탄다. 그래서 가장자리를 짙은 빛깔의 천으로 고급지게 덧대어 도드라지게 디자인한다. 그런 의미로 영수는 중요한 인물, 즉 지도자를 지칭하게 된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