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명히 갈렸던 상반기 건자재업계 성적…하반기 판도는?

도수화 기자
입력일 2023-10-23 06:59 수정일 2023-10-23 10:52 발행일 2023-10-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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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지인의 벽장재 에디톤 월 ‘벨벳 쿼츠’(사진제공=LX하우시스)

KCC, LX하우시스 등 국내 건자재업계의 3분기 실적이 지난 2분기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상반기 실적 훈풍이 불었던 LX하우시스와 달리 KCC는 부진한 실적을 냈고, 3분기에도 이 같은 상황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하우시스의 3분기 매출 전망치는 9090억원, 영업이익은 370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예고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하겠지만, 전분기 매출(9385억원) 및 영업이익(494억원)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LX하우시스는 올해 눈에 띄는 실적을 내고 있다. 북미·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 강화, 자동차 소재·산업용 필름 부문 호실적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 1조7789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421% 증가하며 ‘껑충’ 뛴 것이다. 전반적인 건자재 업황 둔화에도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LX하우시스가 올 3분기에도 전분기에 이어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안정적인 폴리염화비닐(PVC) 가격, PF단열재 판매 호조, 고객사의 견조한 자동차 판매량 등을 고려할 때 (LX하우시스의) 이익 체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착공물량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하며 “착공으로부터 약 2년의 시차를 두고 매출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이후 외형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KCC는 지난해 큰 공을 세웠던 실리콘 부문의 부진 등으로 올해 둔화된 실적이 이어졌다. KCC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실리콘 사업이 작년 상반기 ‘백조’에서 올해는 ‘미운 오리’로 변신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발 공급 과잉이 2분기 KCC 실리콘 사업 부문의 적자라는 결과를 연출한 것이다.

KCC는 3분기에도 2분기와 비슷한 성적이 예고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CC의 3분기 매출은 1조6133억원, 영업이익은 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9%, 5.48% 감소할 전망이다. 앞서 KCC는 2분기 매출 1조5883억원, 영업이익 90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상반기 KCC의 수익성 하락은 실리콘 부문 외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소재 및 전기요금을 비롯한 전반적인 유틸리티 비용의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는 KCC 도료(페인트) 사업에 긴장감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페인트가 원유를 정제해 만들어지는 만큼 유가가 오르면 원가 부담 요인이 된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를 저점으로 실리콘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부터는 실리콘 사업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그 이유로 고원가 판매 물량 비중 축소, 메탈 실리콘 공급처 변경에 따른 원가 부담 경감 등을 제시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