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중장년의 무리한 운동이 부르는 ‘족저근막염’ … 마라톤 멀리해야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입력일 2023-10-10 09:00 수정일 2023-10-10 09:00 발행일 2023-10-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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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극치료 및 체외충격파 효과적 … 치료 시작 늦으면 보존적치료 효과 줄어
심영기 포즈 직립 (1)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에 족저근막염(질병코드 M72.2)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7만 1850명에 달했다. 2012년의 13만 8583명에 비해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성별로는 27만여 명 중 남성이 11만 5000여 명, 여성이 15만 6000여 명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1.36배가량 많았다.

족저근막염은 중년이 지날 무렵부터 늘어나 연령대별로는 50~59세에서 환자가 급증한다. 평균 기온이 오를수록 족저근막염 환자는 늘어난다. 계절별로는 2022년의 경우 2월 진료환자 수가 2만6614명이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하며 같은 해 8월 4만 3000여 명으로 늘었다.

이는 족저근막이 나이를 먹으면서 약화되고, 기온이 상승하고 활동량이 많은 여름에 보다 많은 손상이 발생함을 의미한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발가락 쪽으로 이어지는 곳에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띠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발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보행 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염은 족저근막이 반복적인 손상을 입어 염증, 부기, 통증이 생긴 것으로 발뒤꿈치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발바닥 부위에 찌릿한 통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에는 제대로 걷기조차 어렵다.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느껴지는 심한 통증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릴 때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대다수 환자들은 가만히 있을 때에는 통증이 없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므로 치료를 미루곤 한다. 그러나 방치하면 그냥 서 있어도 발바닥의 뻣뻣함과 통증이 느껴지고, 밤에도 통증이 지속돼 잠을 이루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족저근막염은 평발(편평족)이나 발바닥 아치가 정상보다 높은 경우에 생길 확률이 높다. 다리 길이의 차이가 심한 경우에도 더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런 해부학적 이상보다는 발의 무리한 사용이 원인인 경우가 훨씬 많다.

곧 시작될 단풍여행 시즌에 족저근막염이 의심된다면 활동량을 줄이고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데 우선 신경 써야 한다. 약물치료는 대증요법에 그치고,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6개월가량 받아야 한다. 전기자극요법이나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으면 회복 기간을 앞당기거나, 추가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는 손상된 족저근막과 주변 조직을 재생한다. 혈관의 재형성을 도와주고 힘줄, 인대, 뼈 등 족저근막 등 주변조직을 자극(조직의 재구성을 유도)해 자연치유력을 활성화하는 기전이다.

최신 전기자극치료의 일종인 ‘엘큐어리젠요법’은 1500~3000V의 고전압을 미세한 전류의 세기로, 정전기 방식으로 환부에 흘려보낸다. 족저근막염은 여느 근골격계질환과 마찬가지로 세포막 안쪽의 음전하가 고갈돼 세포의 에너지 생산이 감소하고 신호전달 체계가 둔감해지면서 통증이 유발되는 병리를 갖는다.

이 때 특수한 전기에너지 전달장치인 엘큐어리젠을 통해 전기자극을 가하면 세포 간 소통을 막는 림프찌꺼기가 용해되고, 신경세포가 자극받고, 혈액순환이 촉진되며, 세포재생이 촉진돼 통증이 경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통상 매주 한두 번, 총 8회 정도 치료를 받으면 증상의 개선이 관찰되고 15회 정도 치료하면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통증 완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예방이 우선이다. 조깅, 농구, 배구, 축구와 같은 운동을 장기간 지속하는 것을 삼가고 평소 운동하지 않던 급작스럽게 운동량을 늘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하이힐이나 굽낮은 또는 쿠션없는 신발을 신지 않도록 한다. 증세가 오래될수록 보존적 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므로 가급적 일찍 진료를 받아 치료에 들어가는 게 바람직하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