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소비자 모두 외면… 공공배달앱, ‘계륵’으로 전락하나

박자연 기자
입력일 2023-08-29 11:00 수정일 2023-08-29 11:00 발행일 2023-08-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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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시기 출시된 공공배달앱, 홍보부족·이용불편에 운영 중단
낮은 중개 수수료 대비, 소비자 혜택 미미...시장 경쟁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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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라이더들이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코로나19 확산 당시 출시된 ‘공공배달앱’이 저조한 이용 실적 탓에 계륵 신세로 전락했다. 소상공인의 불만 해결을 위해 낮은 수수료를 내세웠지만, 낮은 인지도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공공 배달앱 ‘일단시켜’가 오는 10월 말 운영 사업을 종료한다. 강원도는 ‘일단시켜’ 운영 업체와의 협약이 만료되는 오는 10월 26일에 맞춰, 2020년부터 12월부터 시행한 배달앱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다.

충청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출시했던 공공 배달앱도 대거 중단될 예정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021년 5월부터 민간 업체와 협력해 각각 공공배달앱 ‘휘파람’과 ‘소문난 샵’을 운영했으나 일제히 폐지 수순을 밟는다.

특히 대전지역 공공 배달앱의 가맹점 수는 비슷한 인구 규모인 광주(8569곳)의 절반 수준인 4328곳에 불과해 올해 4월을 끝으로 앱 운영업체와의 협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소문난샵’ 앱을 운영해온 충남도 역시 2년 만에 지원을 중단했다. 역시 이용률이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세종시도 2020년 11월 4개 민간 배달앱 운영 회사와 협약하고, 공공 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이 매우 저조해 오는 11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연장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경남 거제시가 출시한 공공배달앱 ‘배달올거제’는 출시 2년도 안 돼 지난해 12월 운영을 중단했다.

공공배달앱은 수수료 부담을 덜어준다는 명목으로 지난 2020년부터 속속 도입되기 시작했다. 민간 배달앱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가 각 6.7%, 12.5%, 9.8%인 반면 공공배달앱은 중개수수료가 건당 2%로 가맹점 부담이 낮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조치가 해제되고 배달음식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이용자 수가 급격히 줄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기존 대형 민간 배달앱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9월 외식업체 3000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배달앱을 사용하는 업체 926곳 중 160곳(17.3%)만이 공공배달앱을 통해 배달주문을 받았다. 나머지 766곳은 공공배달앱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외식업체들은 공공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낮은 인지도(57.83%)’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배달앱 이용 수수료 절감에 따른 각종 소비자 혜택이 적은 것도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이유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공공배달앱 가운데 한 두개 말고는 전체 이용이 거의 없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면 된다”며 “입점 가맹점 수도 저조하니 매출 증대 효과도 떨어지고, 이용자들도 외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