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회장과 호흡 맞출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누구?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8-14 06:50 수정일 2023-08-14 06:50 발행일 2023-08-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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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사진=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후신인 한국경제인협회를 이끌 수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내정되면서 이제 류진 회장과 호흡을 맞출 상근부회장으로 누가 올 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과의 합병 △한경협으로의 명칭 변경 △신임 회장 선임 안건 등을 다룬다. 아울러 전경련의 2인자로 통하는 상근부회장도 선임한다.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회장단의 일원이자 실무 총책임자로서 실질적 운영을 책임지는 자리다. 지난 2월 권태신 전 상근부회장이 허창수 전 회장과 동반사퇴한 이후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체제가 들어섰지만 상근부회장 자리는 6개월간 공석으로 있다.

더욱이 이번에 상근부회장으로 오면 류 회장과 함께 ‘한경협 안착’과 ‘4대그룹(삼성·SK·현대자동차·LG) 재가입’이라는 막중한 임무와 책임을 짊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4대그룹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한 상태다. 탈퇴 전만 해도 4대그룹은 전경련 회비의 70%를 분담해 왔다.

현재까지 전경련 상근부회장 후보로 가장 강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는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63)다. 김 대사는 류 회장의 서울대 영문과 78학번 동기로, 1981년 외무고시 합격 후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외교부 북미3과장 △외교부 혁신인사기획관 △청와대 의전비서관(이명박 정부) △주(駐)벨기에 EU(유럽연합)대사 △서울시 국제관계대사 △주인도네시아대사 등을 거쳤다. 지난해 7월부터는 외교부 태평양도서국담당 정부대표를 맡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 활동을 돕고 있다.

다만 김 전 대사는 경제 관련 주요 경력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 1961년 전경련 출범 이래 경제 관료가 아닌 정통 외교관 출신이 상근부회장 자리에 오른 전례는 없다. 그동안 전경련 상근부회장 자리는 주로 기업인 출신이 맡았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첫 외교관 출신 상근부회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제와는 거리 먼 인사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글로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의 변신을 잘 이끌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은 한경협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한경연을 흡수합병해 글로벌 싱크탱크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라면서 “그런데 실무 총책임자인 상근부회장 자리에 경제 문외한인 외교관 출신을 앉힌다면 쇄신 진정성을 의심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