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민주당 인사 논란…이재명 리더십 '흔들'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08-09 15:51 수정일 2023-08-09 15:51 발행일 2023-08-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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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봉투 의혹·김남국 코인·김은경 설화…'뒷북 대응' 비판
박지원 "이 대표가 직접 김은경 해임해 리더십 세워야"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YONHAP NO-130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확대간부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에 이어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설화 등 당 내 논란이 계속되면서 이 대표 리더십도 도마 위에 오르는 모양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9일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이 대표가 직접 김 위원장을 해임해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혁신위 존폐’에 관한 질의에 “이 대표 리더십을 분명히 세우기 위해서는 따끔한 경고와 함께 잘 정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해임을 시키든 아니면 김 위원장이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좋다”며 “그것이 혁신위원장에게 바라는 민주당의 혁신”이라고 전했다.

‘혁신위원장 사퇴가 이 대표 책임론을 무마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에는 “꼬리가 아니라 몸통이라도 잘라야 한다. 몸통이 혁신위원장 아닌가”라고 답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계속 혁신해 나가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혁신위를 8월 말로 종식할 게 아니라 정치적 경험을 가진 혁신위원장을 모셔 민주당의 혁신을 계속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노인 폄하’ 발언에 휩싸였지만 김 위원장 측은 “사과할 일 아니다”, “유감스럽다”는 등의 입장만 내놓다 나흘 만에야 대한노인회를 찾아 정식 사과를 했다.

이 기간 이 대표는 휴가 중이었다. 여당과 대한노인회 등은 민주당 인사들의 과거 노인 폄하 발언들을 상기시키며 김 위원장과 민주당을 겨냥해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다 당무에 복귀한 날 기자들의 입장 표명 요구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혁신위는 사법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이 대표가 당내 비위 의혹에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판 속에 출범했다. 하지만 혁신위 자체가 당에 리스크로 작용하자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8일 한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출범시킨 혁신위가 엉망진창이고 온갖 구설에 휘말리고 당에 해악을 끼치고 있는 것이 혁신이면 빨리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이 대표의 ‘뒷북 대응’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저는 처음부터 이 대표가 당대표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며 “이유는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이 부당하든 어쨌든 당이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방탄정당으로 휘몰아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7일에는 홍영표 의원이 “김은경 혁신위는 명백한 실패”라고 비판했으며, 이원욱 의원은 “혁신의 대상은 혁신위”라고 질타한 바 있다.

한편 이 대표의 ‘뒷북 대응’은 처음이 아니다. 돈봉투 의혹 속에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지난 4월12일 이뤄졌는데, 이 대표는 닷새 후인 17일에 사과했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도 지난 5월5일 제기됐는데, 이 대표는 14일에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 대선 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맡은 최측근 인사로 평가된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