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성장하고 증명하는 '챔피언'을 꿈꿔라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3-08-12 07:00 수정일 2023-08-12 07:00 발행일 2023-08-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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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고동진 '일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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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삼성전자 ‘갤럭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1984년 평사원에서 입사해 38년을 삼성전자 한 곳에서 보냈다. 이 책은 삼성에서 오로지 일로써 승부해 사장(무선사업부장)까지 올랐던 저자가 후배 직원들에게 일의 ‘본질’과 ‘가치’에 관해 알려주는 ‘직장인 표준 지침서’다. ‘오직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에 ‘워라벨’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겐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의 인재들과 생각과 고민을 나누며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고 싶어하는 고참 선배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유일한 무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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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란 무엇인가|고동진|민음사

저자는 “아무리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라도 ‘다윗’처럼 돌멩이 하나쯤은 있지 않느냐”며 “시간이야말로 가진 것 없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말한다.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시간관리’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기 나름’을 좌우하는 요소가 ‘시간’이라는 것이다.

저자도 자신이 가진 유일한 자원을 ‘시간’이라 생각했다. 퇴근 전에 늘 다음날 일을 시간 단위로 정리하고, 달성 정도를 평가했다. 그러자 시간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한다. 그는 “체력도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늘 월급의 10% 정도를 체력관리와 정신력 관리에 썼다고 한다.

◇ 직장생활은 ‘장거리 마라톤’이다

저자는 “직장생활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말한다. 마라톤 선수처럼 체력 기르기와 함께 페이스 조절, 구간별 전략 계획을 잘 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RCB 법칙’이라고 칭했다. 리셋(Reset), 즉 기존의 배경·조건을 모두 잊고 생각을 초기화하고, 변화(change)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Be brave’ 즉 담대하게 용기 있게 나아가라는 것이다.

저자는 20대~30대 중반은 성실함을 기본으로 동료로부터 인정을, 후배들에게선 존경을, 상사와 파트너에게선 신뢰를 받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30대 중반 이후로는 역량을 업 그레이드해 전문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외연을 넓히고, 40대 중반이후는 최종적 진화를 거쳐 완성을 이루라고 독려한다. 특히 이 시기의 리더는 배려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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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 창의력은 발굴하고 개발하는 것

흔히 창의력은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저자는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발굴하고 개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창의력의 비밀로 ‘풋(foot)’과 ‘클루(clue)’를 제시한다. 우선, 창의력은 ‘머리’가 아니라 ‘발’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답은 늘 ‘현장’에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40대로 넘어가는 중간 관리자에게 창의력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창의력이 생각의 시작점을 찾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며, 클루(단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큰 그림을 보고 방향성을 제시할 단서를 찾아내고 끌어 당겨 자기 생각으로 꾸리는 것이 일에서의 창의성이라고 강조한다. 클루를 제대로 찾아내려면 개념과 구성, 판단, 추리를 가능하게 하는 ‘사유’를 잘해야 한다고 말한다.

◇ ‘최선’이 아니라 ‘최고’로 증명하라

저자는 “일로 성공하려면 단순한 ‘관리자’가 아닌 ‘챔피언’을 꿈꾸라”고 말한다. ‘내 일’과 ‘남 일’이 아니라 오직 ‘회사의 일’이 있을 뿐이라며, ‘내 일=회사 일’이라는 생각이 챔피언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자기 영역이 아닌 일도 경험하고 내공을 쌓아가는 것이 곧 ‘자기계발’이라는 것이다. 결국 가장 큰 무기는 ‘나 자신’이라는 신념으로 도전해 보라고 권한다.

‘결실’ 없는 ‘성실’도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무작정’ 보다는 ‘지혜롭게’ 성실하라고 조언한다. 회사는 오직 결실, 즉 성과로 평가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노력 역시 ‘과정’만으로는 부족하며, 결과로 보여줄 때만 비로소 결실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선’이라는 과정에 안주하지 말고 ‘최고’라는 결과로 스스로의 성장을, 그리고 성과를 증명할 수 있는 인재들이 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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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라밸’은 목표 달성 위한 일·삶의 균형

저자는 ‘워라밸’도 목표 달성을 위해 일과 삶을 균형 있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과 삶의 균형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저자에게 있어 진정한 워라밸은 회사 뿐만아니라 집에서도 일할 때든 하지 않을 때든 목표를 생각하고 추구하며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젊은이들이 일과 삶을 명확히 구분하려고 하는 것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자기 목표와 기준이 확실한 사람들은 워라밸의 기준도 명확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노력’을 ‘실력’으로 만드는 ‘1.5배의 법칙’을 언급한다. 남들보다 적어도 1.5배는 열심히 해야 남들만큼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저자에게 워라밸은 목표 달성을 위해 일과 삶을 모두 투여하는 것이었다. 그는 “내 삶의 기준을 남에게 맞추지 말라”고 조언했다.

◇ 위기극복의 단 하나 방법 ‘배수진’

저자는 자신의 직장생활 중 최대 시련이 2016년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였다고 토로했다. 사장이 되고 1년이 채 안된 시기에 배터리 결함이 발생해 전 제품 리콜과 보상, 결국 기기 단종까지 이어진 큰 사건이었다. 어떻게든 버텨야 했기에 배수진을 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배수진을 쳤다고 말한다.

저자는 “무수한 위기는 또한 무수한 기회이기도 했다”고 회고한다. 그럴 때마다 단 하나의 해법은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것, 어떻게든 돌파해 내는 것 뿐이었다고 말한다. 버티고 살아남겠다는 결기, 오늘의 일을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해 반드시 명예회복 하겠다는 다짐이 필요했다고 회고한다. 버티는 것도 시간과 내공이 쌓여야 가능한 일이라며 평소 마음 근육을 키울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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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단종 사태까지 갔던 갤럭시 노트7. 삼성전자는 배수진을 치고 사태 수습에 나선 덕분에 오히려 갤럭시의 품질 혁신을 이끌어 냈다.
◇ ‘기하급수적 인재’ … 멀티플레이어 기본 자질 SOP

저자는 엄청난 기하급수적 변화의 시대에 발 맞추려면 기하급수적 인재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활용해 성과를 올리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모르는 것을 한탄하느냐 아니면 적극적으로 배우느냐에 따라 갈릴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박이정(博而精)’ 즉, 멀티 플레이어 겸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을 주문한다. 그러면서 속도(speed)와 주인의식(ownership), 열정(passion)의 SOP를 강조한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평범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멀티태스킹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동료들을 신뢰하고 그들의 능력을 자신의 멀티플레이 안에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 ‘관계’도 능력이다

일을 잘 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인간관계를 잘 맺는 것이다. 저자는 “핵심은 나 자신”이라며, 좋은 인간관계를 원한다면 먼저 겸손을 탑재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정과 상생의 마음이 있어야지, 독불장군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한다. “어차피 안 볼 사람은 없다”면서 “사회 생활과 직장 생활은 긴 호흡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두 가지 방법으로 배려와 겸손을 강조한다. “똑똑한 사람은 ‘일’을 이끌지만, 배려하는 사람은 ‘조직’을 이끌게 된다”고 말한다. 또 “하수는 자랑하지만 고수는 겸손하다”고 조언한다. 겸손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쓸데 없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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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직’… “도망가지 말고 도전하라”

저자는 재직 중에 겪었던 ‘3-5-7 징크스’를 소개한다. 그 정도 연차가 되면 고비가 찾아오고 이직을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직할 마음이 있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하라”고 권한다. 체력과 열정이 있고 도전할 마음이 충만할 때, 노력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이직을 해야 그나마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잦은 이직은 지양할 것을 조언했다.

저자는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라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이직한 사람들은 선배나 상사와의 갈등 같은 인간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비전이 본인과 맞지 않거나 자기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한다. 결국 잘 이직하는 방법은 ‘인간관계로부터 도망’이 아닌 ‘능력을 인정받고자 하는 도전’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 일로 성공하는 10가지 방법

저자는 일로 성공하고픈 후배들에게 10가지 팁을 전한다. 첫째, 철저한 시간관리다. 둘째, 검소한 생활과 저축이다. 40~50대 이후 경제적 안정을 위한 필수과정이라는 것이다. 셋째, 수입의 10%를 자신의 건강에 투자한다. 넷째, 전문성을 심화하고 어학능력을 키운다. 다섯 째, 향후 내가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 지 인생 그래프를 그려보고 실천한 후 연말 평가를 한다.

여섯째, 독서를 게을리 말고 타 분야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는다. 일곱째, 건강한 가족과 화목한 가정을 위해 노력한다. 여덟째, 국내에 안주말고 언제든 해외에서 생활해 본다. 아홉째, 어렵고 부족한 사람을 챙기고 후배를 아낀다. 열째, 자존감 있는 멋진 삶을 살려 노력한다. 저자는 “인생은 한 번 뿐”이라며 “실수는 성장과 발전의 동력”이라고 조언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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