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0월 대표 사퇴설 이어 총선 불출마설…'승부수' 던지나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08-03 15:43 수정일 2023-08-03 15:44 발행일 2023-08-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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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부서 설왕설래…"아직은 너무 이른 이야기"
친명계 "불출마, 득보다 실 많은 악수…종로 출마해야"
회의 참석한 이재명<YONHAP NO-0942>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0월 사퇴설’에 이어 ‘총선 불출마설’이 등장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총선 전 어떤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설에 대한 신빙성은 의심하지만 총선 불출마 카드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건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불출마를 ‘총선 필승’을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의 카드로 여기면서도,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총선에 출마해 헌신하는 지도자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부 당내 의원들이 불출마설을 얘기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월 조기 퇴진 얘기도 있지만,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도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퇴설은 개연성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총선 불출마는 “이재명 대표가 얼굴이 돼 총선에 가면 계속 방탄 정당이라고 욕을 먹게 돼 이런 구도를 계속 가져갈 건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런 연장선에서 그런 얘기(불출마)는 설왕설래가 있기는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아직은 너무 급하다. 당대표 거취 문제도 본격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총선 불출마 여부는 너무 이른 얘기”라고 덧붙이며 확대 해석에 거리를 뒀다.

이처럼 이 대표와 관련된 여러 설들이 오고가는 상황에서 친명(친이재명)계는 총선 불출마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이 대표가 출마를 승부수로 띄워 현재 민주당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민석 의원은 3일 “총선 불출마는 가능성이 없을 뿐 아니라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은 악수”라며 “역발상으로 정치 1번지 종로에 직접 출마하라”고 제안했다. 안 의원은 “서울은 굉장히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구원투수로 나와야 한다”며 “이 대표가 종로에 출마한다고 하면 이거야말로 당을 위해서 헌신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 서울 선거를 이끌고 서울 선거에서 이기면 내년 선거에서 이긴다”고 강조, “내년 총선의 1등 공신으로서 기여하게 되면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인 위상도 훨씬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내년 총선에 승리해 다시 한 번 대권 도전을 노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는 선거 때마다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의 발판이 됐다. 지난 15대 총선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19·20대 총선에선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는 국무총리를 지낸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당선됐으나 대선 출마로 2021년 의원직을 사퇴해 이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현역으로 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이 대표의 거취는 ‘추석 민심’에 달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금은 사퇴 가능성이 ‘제로’로 보이지만 정치는 생물이니까 추석 지나고 난 다음에 어쩔지 모른다”며 “앞으로 두 달 가까이 남았는데 그때까지 민주당 지지율이 계속 박스권에 갇혀 있거나 치고 올라오지 못하면 굉장히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