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사상 최초’ 타이틀 다나… ‘재임 완주’ 가능성에 무게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8-04 05:50 수정일 2023-08-04 10:41 발행일 2023-08-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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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이 세계적인 철강 전문 분석기관 WSD의 주관으로 6월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스틸 다이나믹 포럼(Global Steel Dynamics Forum)’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연임 완주’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만약 성공한다면 민영화 후 첫 번째 ‘연임 완주’ 케이스가 된다. 지난 2018년 7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포스코그룹 제 9대 회장에 오른 최정우 회장은 2021년 3월 재임을 확정지었고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2000년 10월 민영화된 포스코그룹은 그동안 정권 교체기마다 최고경영자(CEO)가 중도하차하는 잔혹사를 겪어왔다. 지난 2003년 제 6대 포스코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구택 회장을 비롯해 7대 정준양 회장, 8대 권오준 회장까지 연임에 성공했지만 임기는 모두 마치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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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최정우 회장도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임 회장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도 최 회장은 퇴진 압박에 시달렸다.

지난해 12월 서원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CIO)는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그룹을 콕 집어 “오너 없는 회사(소유 분산 기업) CEO의 ‘셀프·황제 연임’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또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 소재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사상 초유의 침수피해를 입자 국정감사장까지 불려나갔다.

여타 대기업 총수들과 달리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명단에 번번이 빠지면서 ‘패싱’ 논란과 함께 현 정권과의 불화설에도 휩싸였다. 1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부터 3월 일본, 4월 미국, 6월 베트남, 7월 폴란드까지 단 한번도 경제사절단 명단에 최 회장은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임 완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취임 이후 이뤄낸 역대급 실적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최 회장 취임 이후 지난 5년간 친환경 중심으로 사업 체질 개선, 지주사 체제 전환 등으로 기업가치가 당초 35조원에서 지난 7월 기준 115조원으로 3배 넘게 커졌다. 특히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선포하고 철강 중심에서 이차전지소재 등 친환경 미래소재로 성공적인 사업 전환을 통해 그룹 가치를 증대시켜 지속가능한 기업모델을 제시했다는 게 최 회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기업시민’ 경영이념은 기업에 시민이라는 인격을 부여한 개념으로, 기업가치 극대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도 적극 동참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남은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도 연임 완주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빠르면 10월께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의 실질적인 임기는 2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침수된 포항제철소를 1년여만에 가동 정상화시키고 역대급 실적을 내는 등 대내외에 불굴의 리더십을 보여줬다”면서 “연임 완주까지 2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 정부도 무리하게 최 회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