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청약열기? 이곳은 딴나라 얘기

장원석 기자
입력일 2023-08-03 16:10 수정일 2023-08-03 16:11 발행일 2023-08-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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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주택사업 계획 전면 보류에도 대구·경북 미분양 전국 1,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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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공인중개업소를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서 시작된 청약 열풍이 지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보이는 가운데, 여전히 분양 한파가 몰아치는 곳이 있다. 바로 미분양 물량 전국 1·2위를 다투는 대구 경북 얘기다. 시장이 직접 나서 신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불허하는 강수를 뒀지만 아직도 분양 시장은 꽁꽁 얼어있다. 최근 완판 단지가 나오면서 지역 건설업계는 고무적이라는 반응이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대구 경북 주택시장은 약보합일 것이란 전망을 내 놓고 있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홍준표 대구시장은 “주택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전면 보류한다”고 밝혔다. 대구에 미분양 주택 물량이 쌓이고 입주 예정 물량도 많아 주택 시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시장이 직접 나서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을만큼 대구 미분양은 골칫거리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주택이 1만1409가구로 전월인 5월 1만2733가구보다 1324가구 감소했지만 전국 미분양 물량 6만6388가구의 17.2% 차지해 여전히 부동의 전국 1위다. 경북 미분양도 심각해 8276가구로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미분양 물량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이 대구· 경북 지역이 ‘미분양의 무덤’이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공급물량이 수요에 비해 과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시는 지난 2021년부터 아파트 신규 분양이 많았던 대표적인 지역이다.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넘치던 지난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모두 3만6035가구가 분양됐다. 서울이 같은 기간 1만4863가구를 분양하는데 그쳤던 것을 보면 대구지역의 공급 과잉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대구지역에 최근 희망적인 일이 발생했다. 최근 대구지역에서 완판 단지가 등장한 것이다. 지난달 두류네거리 두류역에 분양한 주상복합단지 두류역 ‘서한포레스트’의 일반분양분 105세대, 조합분 375세대, 오피스텔 96실이 모두 100% 계약을 완료했다. 이를 두고 지역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하반기에도 대구 경북 지역의 주택경기는 여전히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워낙 지역 부동산 시장이 심리적으로도 움츠려져 있고 미분양, 대규모 입주물량 등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엔 지금 수준에서 정체되거나 추가 하락 여지가 농후하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미분양 물량이 30~40% 줄어야 시장 회복을 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론적인 얘기지만 대구 경북지역 분양시장은 앞으로도 지역적·국지적으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관권은 지역수요에 맞는 입지와 가격으로, 향후 대구 경북지역 분양시장도 개별 분양단지의 상품성에 따라 분양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