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4명중 1명은 외지인…투기 수요 다시 ‘꿈틀’?

장원석 기자
입력일 2023-07-31 15:02 수정일 2023-07-31 15:09 발행일 2023-07-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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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거주할 형편 되지 않아 갭투자로 매입하는 수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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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외 지역 거주자가 서울의 아파트를 사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지역의 청약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최근에는 서울 외 지역의 투자자들이 서울로 원정 투자를 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투자수요 쏠림현상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집값이 조정을 보이는 시기를 서울 입성 기회로 삼는 사례가 늘고있는 것이다.

31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만3373건 중 서울 외 다른 지역 거주자가 매입한 건수는 3385건(25%)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4가구 중 1가구는 서울 외 다른 지역 거주자가 사들인 셈이다.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입비중은 지난해 5월 21.8%를 기록한 이후 7월 21.1%, 10월 18.74% 등 계속 20%대에 머물다가 지난해 12월 36%로 급격히 높아졌다. 그러나 이후 올해 2월 25.2%, 5월 24.9%로 25%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서울 안에서 전년 동기 대비 외지인 매입 비중이 가장 큰 폭 늘어난 곳은 강남구였다. 작년 1∼5월 거래된 강남구 아파트 1005건 중 외지인 거래는 119건으로 비중이 12%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849건 중 213건(25%)으로 13%포인트나 늘었다.

이와같이 서울지역의 외지인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최근 부동산 경기 바닥론이 고개를 들자 이른바 똘똘한 한채 수요가 집중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가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하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와같은 서울 원정투자 외지인 수요는 실수요보다 투자 수요 혹은 투기적 수요라고 지적한다. 실제 거주할 형편이 되지 않으니, 갭투자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지며 ‘급매’를 사려는 지방 거주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최근 지방에서 서울로 아파트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원정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데 이는 기존 투자자 본인의 생활 반경과 다르기 떄문에 실거주라고 보기 어려운 투기 수요가 몰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