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너스' 중간배당 기업 크게 늘었다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7-31 05:50 수정일 2023-07-31 08:50 발행일 2023-07-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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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6년 연속 중간배당 결정·현대차도 사상 첫 분기배당 발표
ESG 경영 주주환원 확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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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의 모습.(사진=연합)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중간(분기) 배당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G(지배구조) 분야 평가 지표 중 하나인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간배당은 한 해의 실적에 따라 1년에 한 번 이익금을 나눠주는 결산배당과 달리 회계연도 중간에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을 일컫는다. 통상 7~8월께 배당이 이뤄져 ‘여름 보너스’로도 불린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SK그룹 투자 전문 지주사인 SK㈜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와 같은 주당 1500원의 중간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2018년 중간배당을 시작한 이후 6년 연속 중간배당으로, 올해 중간배당 총액은 약 836억원이다.

이번 중간배당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이 배당 여부와 배당금을 확인 후 투자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 후 처음 시행하는 배당이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결산배당 배당기준일을 배당액 확정일 이후로 변경토록 권고하는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SK㈜의 배당기준일은 오는 8월 10일로, 해당일 기준 주주명부에 기재돼 있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8월 31일 이전에 중간배당금을 지급한다.

지난 2분기 매출 42조2497억원, 영업이익 4조2379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현대자동차도 보통주 1주당 15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사상 첫 분기 배당으로, 배당금 총액은 3928억8700만원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 도입을 위해 배당 관련 정관 내용을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기존 ‘매 결산 기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 또는 질권자에게 배당을 지급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정관은 ‘이사회 결의로 배당을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할 수 있고 기준일은 2주 전 공고해야 한다’로 바꿨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26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순이익 25% 배당을 통해 투명성을 제고하고 배당 수준의 가시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분기배당을 1500원으로 올려도 당사가 약속한 배당성향 25%를 연간 기준으로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쏘시오홀딩스도 지난 27일 보통주 1주당 1000원을 지급하는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기준일은 지난달 30일로, 배당금 총액은 약 63억원으로, 다음달 10일 지급될 예정이다.

이들 기업 외에도 삼성전자와 SK텔레콤, SK케미칼, SK하이닉스, SK디스커버리, 네이버, 포스코홀딩스, S-Oil, LG유플러스, CJ제일제당, 에쓰오일, HD현대, 한온시스템, KPX홀딩스, 진양홀딩스, 미원상사, 신한지주, 쌍용씨앤이, 씨젠 등이 중간·분기배당을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하고 배당기준일을 확정지었다.

이처럼 중간·분기배당에 나서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중간·분기배당을 결정한 기업은 2018년 56개에서 2019년 61개, 2020년 52개, 2021년 72개, 2022년 85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주 환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중간·분기 배당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중간·분기 배당으로 주가 변동성은 줄어들고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매력도는 높아 질 것”이라고 했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