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에도 식지않는 부동산시장...고금리에 적응한 것일까?

장원석 기자
입력일 2023-07-30 13:04 수정일 2023-07-30 15:32 발행일 2023-07-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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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독립적 행보로 기준금리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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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시장이 적응하면서 부동산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시대에 부동산 투자자들이 ‘적응’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기준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감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해 투자자들이 안도감을 느꼈고, 그 결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 기준금리에 한은이 무조건 적으로 추종하는 상황에서 벗어난 독립적 행보로 더이상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부동산 시장에 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은 금리인상 추세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늦어도 내년에는 금리하락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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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재차 기준금리를 0.25% 올렸음에도 환율·채권 등 국내 금융시장은 큰 동요없이 안정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우리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나라가 무조건 따라가는 시대는 지났다는 평가다. 실제로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0%로 묶는 ‘4연속 동결’을 결정하며 꽤나 독립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 유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금리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상황은 지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는 듯 보인다. 이에 따라 한은의 4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저점 대비 완연한 거래량 상승을 기록 중인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힘을 실어 줄 것이라는 부동산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기준금리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자 우리 부동산 시장도 ‘화색’이 돌고 있다. 일단 거래량이 회복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8일 기준으로 3836건으로 최종적으로 4000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거래회복 움직임은 점차 가속돼 시장에서는 몇 달 안에 5000~6000건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도 거래량을 보인다면 평년 수준을 완벽히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대출도 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신규 가계대출 취급액은 95조1579억원에 달해 지난해 상반기 61조304억원에 비해 50% 넘게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크게늘어 상반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83조9955억원으로 같은 기간 60.4% 증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우리도 그대로 따라 올리기 어렵다”며 “금리인상은 단순히 주택담보대출만이 아니라 사업자대출 등 우리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금리가 폭등해서 시끄러웠는데, 지금와서 보니까 그렇게 급격하게 금리가 계속 오르는 것도 아니고, 일정 금액대 이하에서는 정부에서 장기고정금리로 대출도 해주고 하다보니 이런 고금리 상황에 사람들이 적응했다”고 현재 부동산 시장을 설명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