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내내 고성 오고간 국토위…원희룡 "양평고속도, 백지화 아닌 중단"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07-26 15:33 수정일 2023-07-26 15:34 발행일 2023-07-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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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사과 요구에는 "이재명·이해찬부터"
"백지화, 불가피한 선택 최악을 막기 위한 차악"
답변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YONHAP NO-1794>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여야가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과 관련 시작부터 언성을 높이며 치열한 공방을 벌인 가운데, 앞서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거짓선동이 중단되면 즉시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위원들은 현안질의 전부터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원 장관의 자료 요청과 답변에 대한 태도를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최인호 의원은 국토부가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에 대해 “그간 국회의 자료 요청에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자료들이 대거 공개됐다”며 “그런 자료가 없다는 말이 거짓말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토부의 자료 공개는 대국민 자료 공개 쇼에 불과하다.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목적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 기만적인 자료 공개로 국회와 국민을 무시해 온 원 장관의 사과부터 받고 현안질의를 시작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인수위에 제출한 자료를 뺐다고 하는데 인수위에 자료를 제출한 게 없고 보고한 바 없는데 자꾸 내라고 하면 결석한 사람한테 손 들으라고 한 꼴”이라고 맞섰다. 이어 “자료가 오염됐고 조작됐고 문제가 있다고 그러면 오늘 회의는 할 필요가 없다”며 “처음부터 사과 운운하면 이 회의를 하지 말자는 것과 똑 같다”고도 했다.

야당의 사과 요구에 원 장관은 “지금 그런 문제들을 질문하고 답변하기 위해서 현안 질의가 마련된 것 아니겠나. 아직 보고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제가 왜 사과하나”라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모든 상황이 지금까지 온 건 지난 6월 15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난데없이 특혜 의혹을 들고 와서 당원교육에서 말한 것이고, 이재명 대표가 TF(태스크포스)까지 만들면서 사실상 지시를 해서 그렇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야당의 의혹 제기가 괴담인지 아닌지도 밝힐 것이고 사과한다면 이 사태를 거짓선동으로 만든 민주당 전, 현직 대표부터 하라”고 했다.

원 장관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야당 위원들은 “장관의 태도가 아니다” , “사과하라” 등의 항의를 쏟아냈고, 여당 위원들은 “회의를 안 하겠다는 거냐” 등 맞서면서 장내가 소란해졌다.

장내가 진정되고 이어진 질의에서 민주당 김민기 위원장은 “장관이 백지화를 선언하고, 장관 권능으로 고속도로가 행정절차에서 본타(타당성조사)까지 들어갔는데 백지화하면 백지화되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원 장관은 “실질은 중단”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그럼 백지화가 아니고 중단이라고 이해를 해도 되느냐”고 되묻자, 원 장관은 “거짓 선동이 임기 내내 계속된다면 다음 정부에서 하라고 말했는데 거짓선동이 중단되면 즉시 추진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질의에도 “거짓 선동이 중단되면 정상 추진해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싶다”며 “지금이라도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서 정상 추진 여부는 바로 결정될 수도 있다”고 답하며 재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의원이 “백지화 선언을 잘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원 장관은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최악을 막기 위한 차악이었다”고 답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