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액, 中 9.6배 늘때 韓 1.7배 증가 그쳐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7-25 06:00 수정일 2023-07-25 10:37 발행일 2023-07-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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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기업 ‘쏠림 현상’도 심해
전경련 “인센티브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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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의 모습.(사진=연합)

우리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액 증가 수준이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년(2013년~2021년)간 중국과 미국 기업의 R&D 투자액이 각각 9.6배, 2.3배 늘어나는 사이 우리 기업은 1.7배 증가에 그쳤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글로벌 R&D 투자 상위 2500개 기업의 국가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말 기준 글로벌 R&D 투자 상위 2500개사 가운데 미국 기업은 822개(32.9%), 중국 기업은 678개(27.1%)로 미·중 비중이 전체의 50.0%를 차지하며 확고한 2강 체제를 구축했다. 반면 우리 기업은 53개(2.1%)로 41개국 중 9위에 머물렀다.

2021년 말 기준 글로벌 R&D 상위 2500개사의 총 R&D 투자액은 1조2032억달러(약 1546조 원)였다. 이 중 미국 기업이 약 4837억달러(약 621조6000억원)로 가장 큰 비중(40.2%)을 차지했고, 중국 기업이 약 2155억달러(약 276조9000억원, 17.9%)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 기업의 R&D 투자액은 2021년 말 기준 약 377억달러(약 48조50000억원)로 전체의 3.1%를 차지하며 41개국 중 6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R&D 상위 2500개사 집계가 최초로 시작된 2013년 말과 비교해서는 중국 기업(2013년 말 224억달러)의 경우 R&D 투자액이 9.6배 늘었고, 미국 기업(2129억 달러)도 2.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 기업(218억달러)의 R&D 투자 총액은 약 1.7배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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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경련)

GDP(국내총생산)에서 R&D 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중국 1.5%, 미국 2.1%로 2013년(중국 0.2%, 미국 1.3%) 대비 각각 1.2%포인트, 0.8%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우리나라는 1.6%에서 2.1%로 0.5%포인트 늘며 미·중에 비해 낮았다.

우리 기업은 R&D 투자 집중도에 있어서도 미·중 등 주요국에 비해 상위 기업의 편중 현상이 심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전체 R&D 투자 중 1위 기업이 각각 6.3%, 10.0%를 차지했지만, 우리나라는 1위 삼성전자의 비중이 49.1%에 이르렀다.

5대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우리나라의 편중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국내 5대 기업의 R&D 투자가 전체의 75.5%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의 5대 기업 R&D 투자 의존도는 각각 23.7%, 22.2%였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산업 전반에 걸친 R&D 투자 활성화와 1위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 완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확대 정책 등 적극적인 R&D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