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안通] '네 탓' 편향인 전성시대

새문안通
입력일 2023-07-25 09:28 수정일 2023-07-25 09:39 발행일 2023-07-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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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은 전염성이 강하다. 거짓은 반복적으로 퍼져가며 의식과 말속으로 스며든다. 그래서 우리는 남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인 냥 말하고 시류에 맞는 것을 쉽게 믿는다. 그 과정에서 정신과 의지는 오염되고 썩는다.

그렇다면 거짓은 어떻게 알아볼까. 확신할수록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일수록 의심하지 않고 완고하며, 의문을 품지 않고 다 아는 체 하고, 언제나 이해하는 척 한다. 선동된 여론은 대체로 신중하지 않으나 문제는 대세인 의견일수록 우리의 마음에 쉽게 와 닿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공유하는 것은 바람이고 퍼뜨리는 것은 가십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이런 사람일수록 정보와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줄만 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구축한 정보와 지식을 인용할 줄만 아는 팔로워 순응주의자일 뿐이다. 더구나 이들이 참고하는 정보와 지식의 대부분은 거짓 선동이 난무하는 SNS와 가짜 뉴스에서 온 것이다. 

프랑스 철학과 교수인 로랑스 드빌레르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모든 삶은 흐른다’(이주영 옮김)의 한 대목을 길게 인용했다. 얼마 전 본지를 통해 ‘모르면 용감하다’는 ‘더닝-크루거 효과’를 들면서 특정 군상을 비틀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 인지편향이 지금 대한민국의 한 작동원리인 것 같은 경계감에서다.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사건에서도, 괴소포 사건에서도 그들은 ‘네 탓’만 하고 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통령 관저 선정 쟁점에서는 더 그럴거다. 어느 대통령은 비가 와도 걱정, 비가 오지 않아도 걱정이라며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렸는데 지금은 비가 와도 네 탓, 비가오지 않아도 네 탓인 시대가 된 것 같다. 편향의 부류만 목청을 돋구는 묘한 세상이다. 바다에서 삶의 지혜를 찾으러 떠나는 이들이 이래서 더 많겠다. 

-明-